과천시민회관, 14일 공연 무대
영상기법 활용 판소리 창극 선봬
“권력, 차별 만드는 것” 화두 던져
▲ '내 이름은 사방지' 공연 모습. /사진제공=과천문화재단

판소리 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가 오는 14일 오후 5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내 이름 사방지'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가 사성구의 대본에 창극의 흐름을 이끌었던 고 주호종의 파격적인 연출이 만나 기존의 판소리 창극의 틀을 벗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창극은 남녀양성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모든 모멸과 혐오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방지'의 비극적 인생을 파격적인 연출과 기상천외한 극적 전개로 풀어낸다.

▲ ‘내 이름은 사방지’ 공연 모습. /사진제공=과천문화재단
▲ ‘내 이름은 사방지’ 공연 모습. /사진제공=과천문화재단

사방지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실존 인물이다.

“저것은 인류가 아니다. 마땅히 먼 후세의 자손들과 격리하여 나라 안에서 함께 할 수가 없으니, 머나먼 변방에 노비로 영원히 쫓아 보내는 것이 가하도다”(세조실록 42권, 세조13년 4월5일 기록)

과부 이씨와 간통을 저지른 패륜의 괴물로 조선왕조실록에 서술된 '사방지', 당시 유림이 '사방지'의 간통을 누구누구한테 들었다는 식으로 '사방지'의 간통죄를 묻지만, 세조는 타당한 증거가 없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방면한다.

하지만 벌떼 같은 유림의 거듭되는 주장과 압박에 세조도 결국 (사방지를) 변방에 쫓아 세상에 격리하라 명한다.

공연은 다르다는 이유로 권력에 의해 세상에서 쫓겨난 '사방지'의 삶을 통해 권력과 차별의 관계에서 '차이가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권력이 차별을 만드는 것'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내 이름은 사방지'는 조선시대 성 소수자의 파격적인 스토리와 더불어 기존 창극의 음악 어법에서 벗어난 악기의 구성, 한복의 틀을 찢은 과감하고 도발적인 의상, 관객의 상상력을 투사하는 첨단 영상기법 등을 활용해 세상에 없던 파격적인 판소리 창극을 선보인다.

신예 김수인이 사방지 역을, 국악 신동에서 국민 소리꾼으로 거듭난 유태평양이 팔색조 화쟁선비 역을, 국악계의 프리마돈나 박애리가 중성적 남장여자 홍백가 역을, 아름다운 목소리 전영랑이 관능적 기생 매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 ‘내 이름은 사방지’ 포스터. /사진제공=과천문화재단
▲ ‘내 이름은 사방지’ 포스터. /사진제공=과천문화재단

'내 이름은 사방지'는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산실 '올해의 신작'을 시작으로 2022∼2023년 방방곡곡 문화 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이다. .

박성택 대표이사는 “기존 판소리 창극의 틀을 깬 연출과 4인의 매력을 담은 공연으로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예매는 과천문화재단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하면 된다.

/과천=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