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소금 우수성'
▲ 소금

맛있는 된장과 간장을 담기 위해서는 소금이 대단히 중요하다. 소금은 그냥 소금이 아니라 그 속에 함유된 미네랄이 어떤 것이고 얼마만큼 함유돼있느냐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네랄은 효소와 작용하여 효소의 기능을 북돋워 주고 반응 속도를 엄청나게 키워 효소의 작용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네랄은 비타민과 함께 효소를 돕는 조효소로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금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마도 프랑스 게랑드 지방에서 생산되는 게랑드 소금들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트레저 셀 그리스(Le Tresor Sel Gris)'라는 토판염은 100g에 8230원 정도의 고가이며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이라는 소금은 소금의 캐비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프랑스인들은 최고급 프랑스 요리에 걸맞게 소금도 최고급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영국 에식스 카운티 블랙워터강 하구 말돈 마을에서는 말돈 소금(Maldon Salt)을 만든다. 일반 소금에 비해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함량이 높아 전세계 미식가와 요리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으며 연간 700만t 정도만 생산되는 고급 소금으로서 영국 왕실에 독점 공급되는 상인들에게만 부여되는 로얄 워런트(Royal Warrant)라는 영예를 받았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의 천일염인 라비다 시솔트, 일본의 유키시오 소금과 누치마스 소금, 미국 하와이안 소금, 코셔 소금. 암염인 중국 사천성의 수난주하이와 히말라야 소금,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 남미 페루 마라스의 살리나스 염전 등이 세계적인 소금 산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백화점에서는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수입된 천일염이 '귀족 소금' 등으로 불리며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서울 명동 신세계 백화점 소금 코너에서는 29종의 수입 소금이 판매 중이며 이 중 13종류가 천일염이다.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기농 식품 판매점에서도 수입 천일염이 성황리에 팔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금은 그 품질에 비해 우수성을 우리 자신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게다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배출로 그 타격이 우려된다. 세계 최고의 소금 반열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 신안에서 생산되는 토판 천일염도 제품의 고급화와 좀 더 차별화된 판매전략을 택한다면 세계 최고급 소금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특히 동해안 해양 심층수로 만드는 소금은 일본의 경우를 보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소금 중 천일염에는 토판염과 장판염, 타일염이 있는데 바닷물을 염전에서 생산할 때 바닥에 장판을 깔면 장판염이라 하고 타일을 깔면 타일염이라 하며 바닥을 아무것도 깔지 않고 흙만 다져서 생산하면 토판염이다. 물론 장판염과 타일염과 토판염은 서로 장단점이 있다.

장판염은 바닥에 비닐로 된 장판을 깔기 때문에 소금 생산이 용이하며 작업도 수월하다. 하지만 장판 아래의 상황은 산소가 녹아들기 어려운 혐기성 상태가 되므로 자칫 부패가 되어 독소가 소금에 섞여들 수가 있다. 반면에 토판염은 그럴 염려는 없지만 생산이 까다롭고 소금의 색상도 거뭇하여 좋아 보이지 않는다. 타일염은 이러한 장판염의 단점과 토판염의 단점을 보완해서 나온 방법이지만 소금의 질을 놓고 본다면 토판염이 단연 으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토판염 생산은 단 두 곳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금값이 워낙 값싼 데다 우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선지 우리나라 염전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우리도 소금의 질적 향상을 꾀하여 최고급 소금을 만들고 전세계로 수출하여 그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소금 한 가지를 소개한다. 통상 우리의 옛날 기와집이나 초가집의 대들보는 소나무로 만들기 마련인데 그런 집들을 해체할 때 나오는 대들보는 100년 200년 묵은 것들이 많다. 이러한 소나무 대들보는 오랜 세월 숙성(?)된 상태인데, 이들 대들보의 겉면을 깎아 내고 나서 나무를 갈아 천일염에 섞어 만든다. 이렇게 만든 소금은 은은한 소나무 향기가 나며 최고급 한우구이를 먹을 때 곁들여 먹으면 그 조합이 일품이다. 이미 시중에 그런 제품이 나와 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간장 가운데는 100년 묵은 것이거나 200년 묵은 씨간장으로 만든 것들이 있는데 이 간장을 천일염에 섞어 다시 소금으로 만든 다음 요리에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실제로 집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찍어 먹는 소금을 만들어 비교한 결과 소금마다 다양한 매력이 있고 흐뭇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유진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시민명장
▲ 유진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시민명장

/유진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시민명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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