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실질임금 뒷걸음질…실노동시간 전국 최장

수도권에서 월급을 가장 적게 받으면서도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인천 시민들의 고된 삶이 올해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지난해보다 뒷걸음질 쳤고, 실노동시간은 전국에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시도별 임금∙근로시간 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에서 직원 5명 이상을 둔 사업체에 근무하는 1명당 임금 총액은 올 4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0만원(2.7%) 오른 37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해마다 진행하는 조사에서 인천은 올해에도 임금 수준과 증가율 모두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임금 총액은 421만1000원, 증가율은 3.5%였다.

상여금 등을 포함한 인천 월급 규모는 수도권에서도 가장 뒤처졌다. 시도별 조사에서 서울은 지난해보다 5.0% 오른 478만4000원, 경기는 같은 기간 3.2% 상승한 415만9000원이었다. 수도권에서 인천만 평균 월급이 4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실질임금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한 인천 실질임금은 지난 4월 기준 342만2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345만3000원에서 떨어졌다.

서울∙경기보다 적게 버는 인천 시민이 일하는 시간은 수도권에서 가장 길었다. 인천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직원 1명이 일한 시간은 지난 4월 기준 164.9시간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면 6.6시간 줄어든 수치지만, 서울(160.5시간)∙경기(163.6시간)보다 여전히 길다.

그나마 2019년 183시간에 달했던 인천 월간 노동시간은 2021년 178.7시간, 2022년 171.5시간에 이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다른 지역에서도 노동시간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올해도 전국 평균(163.3시간)을 웃돌았다.

특히 초과근무(9.2시간)를 제외한 실노동시간은 155.7시간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길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