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민영 사회부 기자.
▲ 전민영 경제부 기자

“취지 자체는 좋아요. 근데 현장에서 감당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죠.”

지난 21일부터 7일간 '2023 대한민국 수산대전'의 일환으로 온누리상품권 환급 추석 행사가 시작됐다. 전통시장에서 국내산 수산물을 구매하면 2만5000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2만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행사다. 인천에서는 소래포구전통어시장, 인천종합어시장에서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 주체인 해양수산부와 인천시의 대대적인 홍보 속에 행사가 시작되자 시장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최대 40%까지 환급받을 수 있으니 싼값에 싱싱한 해산물을 먹기 위해 일부러 시간 내 들린 이들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현장에서 발생했다. 환급절차는 다소 복잡했고, 영수증 인증 등에 시간이 다소 소요되다 보니 대기시간이 천정부지로 늘어났다. 행사장 주변으로는 200여명이 줄을 섰다. 어시장에선 아르바이트생 10여명을 고용하고 급한 대로 직원들까지 투입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사람들을 감당하긴 어려웠다. 오래 기다린 소비자들에게선 욕설과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상품권 환급을 위해 최대 2시간까지도 줄을 섰다. 초여름 늦더위에 지친 소비자들은 물론, 온종일 뿔난 소비자들의 욕받이가 된 직원들도 지쳐갔다.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는 해수부가 연초부터 1년간 실시하고 있다. 9월 말. 이쯤 되면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만도 한데, 여전히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상인들은 말한다. “취지 자체는 너무 좋다”고.

하지만 이어서 말한다. “근데 시장은 아수라장이 돼서 행사를 못 하겠다”고.

계획은 원대하지만, 현장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 방식. 대규모 예산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긍정적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들리는 곡소리가 안타깝기만 하다.

/전민영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