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선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 장선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평화롭던 9대 광명시의회가 1년 2개월 만에 파국을 맞았다.

지난해 7월, 안성환 의장은 9대 광명시의회 의장으로 출발하면서 소통과 화합, 협치를 바탕으로 동료 시의원들과 함께 집행부를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초선이 많은 9대 의회에서 3선인 안 의장은 행정사무감사, 예산, 조례 등 많은 의정활동에서 선배 의원으로 조언을 많이 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본인이 약속한 그대로 시의회를 이끌었으면 오늘 같은 시의회 파국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파국의 시작은 국민의힘 의원들부터다. 안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했다. 안 의장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징계안을 접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안 의장의 불화 중에 느닷없이 국민의힘 남성의원에게 여성의원이 성희롱을 당했다는 발언이 튀어나오면서 상황은 뒤집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구본신 부의장 불신임안이 기습 상정됐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진행된 상황이었다. 당시 임시회 현장에서 취재하던 기자들도, 공무원들도 예상치 못했던 안 의장의 카드였다. 부의장 불신임은 민주당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며, 국민의힘 당 대표 이재한 의원도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 역공을 당했다.

'이슈를 이슈로 덮는다.' 어디서 많이 사용하는 수법이 아닌가.

광명시의회에서 파행이 이어지자 광명시민단체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안 의장과 구 부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성비위 사건에 대해 시의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조사하고 징계하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이제 공은 다시 안 의장에게 넘어왔다. 시의회가 파행되면서 안 의장이 받은 상처가 가장 커 보인다. 안 의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국민의힘 남성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해법은 가까운 곳에 있다.

/장선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