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말론 첫 내한 공연]

고양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려
대형스크린, 세션 모습들 상영
앙코르 무대서 한국 사랑 뭉클
▲ 지난 23일 오후 7시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팝가수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의 공연 모습. 이날 콘서트에는 3만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 지난 23일 오후 7시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팝가수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의 공연 모습. 이날 콘서트에는 3만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맥주 주세요, 제발.”

걸그룹 블랙핑크가 새겨진 반팔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등장한 그가 공연 내내 애타게 찾은 건 다름 아닌 '맥주'였다. 한국의 주도(酒道)를 배워왔는지 빨간 컵에 든 맥주를 마시기 직전엔 꼭 잔을 높이 들며 “짠”을 외쳤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지난 23일 오후 7시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팝가수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의 첫 내한공연 'Post Malone Live in Seoul(포스트 말론 라이브 인 서울)'이 열렸다. 2015년 데뷔 이후 8년 만에 처음 열린 내한공연에 관객 3만여명이 모였다.

공연은 한 마디로 화끈했다. 바이올린과 첼로로 이루어진 현악 4중주의 감미롭고도 날카로운 선율을 신호탄으로 첫 곡 'Better Now(베터 나우)'가 시작됐고, 강렬한 밴드 사운드까지 가미되며 관객들은 열광했다.

이어진 'Wow(와우)', 'Zack and Codeine(잭 앤드 코데인)', 'Psycho(사이코)' 등 무대에서는 포효하는 맹수같이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특히 무대 양옆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포스트 말론을 비롯한 세션들의 모습이 영상효과까지 가미돼 상영되며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포스트 말론의 몸짓, 표정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전달되며 몰입감을 높였다.

열심히 배워온(혹은 외워왔을) 한국어는 친밀감을 높였다. 손 머리 위로 손하트를 크게 그리며 “안녕하세요” 인사는 물론, 곡이 끝날 때마다 정중히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강렬한 무대 뒤 예의 바른 청년의 반전(?) 매력도 선보였다.

잔망스러운 트월킹을 선보이다 공연 중간마다 “맥주를 달라”고 애원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 포스트 말론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포스트말론 SNS<br>
▲ 포스트 말론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포스트말론 SNS

'Mourning(모닝)', 'Overdrive(오버 드라이브)' 등 지난 7월 발매한 다섯번째 정규 앨범 'AUSTIN(오스틴)'의 신곡들을 포함해 'I Like You(아이 라이크 유)', 'Jonestown(존스타운)', 'Take What You Want(테이크 왓 유 원트)', 'Over Now(오버 나우)', 'rockstar(락스타)', 'Feeling Whitney(필링 휘트니)', 'Stay(스테이)', 'I Fall Apart(아이 펄 아파트)', 'Wrapped Around Your Finger(랩드 어라운드 유어 핑거)', 'Circles(써클스)', 'Candy Paint(캔디 페인트)', 'Too Young(투 영)', 'White Iverson(화이트 아이버슨)', 'Congratulations(콩그레추레이션스)' 등이 세트리스트에 오르며 콘서트의 만족도를 더했다.

공항에서 만난 팬과 준비한 깜짝 이벤트는 3만여명의 관중 모두를 놀라게 했다. 관객석에서 팬 한 명을 무대 위로 올린 그는 “공항에서 처음 만났는데 '기타를 배우고 있다. 연주를 들려줘도 되겠냐'고 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팬이 가져온 갓을 둘러쓰고는 “렛츠 고은지(팬의 이름)”를 외치며 은지씨의 기타 연주에 맞춰 'Stay(스테이)'를 불러 모두의 환호와 부러움을 자아냈다.

마지막 앙코르 무대에는 태극기를 들고나와 한국을 향한 남다른 사랑을 전했다. 특히 한국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Broken Whiskey Glass(브로큰 위스키 글래스)', 'Sunflower(선플라워)', 등으로 마무리하며 한국에서의 강렬한 첫 공연을 마쳤다. 다음(post) 말론도 기대해본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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