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는 이미지와 선동에 의존하는 진영과 팬덤의 패거리에게 본질이 훼손당했다. 특히 386세대 기득권 정치인들의 이해 투쟁은 각 분야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사회를 혼돈과 분열 상태로 내몰고 있다. 이들은 민주화 운동 경력을 훈장 삼아 권력과 돈을 쟁취하고 그 네트워크를 사회 전 분야로 확장해 개인의 이익을 최대화했다. 이들은 한때 정의로웠으나 지금은 기득권자이다. 말은 도덕적이지만 행동은 파렴치하다.
386세대 기득권 정치인 중에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국회의원을 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능하다. 글로벌 경쟁의 추세나 2030세대의 고민을 모른다. 미래에 대한 식견이 없으니까 자꾸 낡은 이념과 경험에 기반해 과거만을 이야기한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독재'와 '반일', '반공'과 '좌빨'만을 외친다.
주요 선진국 의회 선거 투표율을 보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66.2%다. 호주 89.8%(2022 연방 선거), 스웨덴 84.1%(2022 의회 총선), 덴마크 84.1%(2022 의회 선거), 독일 76.6%(2021 총선), 핀란드 72.1%(2019 의회 총선) 등 정치 신뢰도가 높은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의 투표율은 낮다. 이마저도 진영 싸움에 참전한 정치적 욕망이 표출된 결과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429억 원을 투입해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다. 먹고 살기가 힘들 때라 반대가 격렬했다. 하지만 그는 확고한 의지로 고속도로를 깔았고, 이는 산업화의 초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은 농업국가에서 자본주의 공업 국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IMF 관리 체제 때인 1998년 한국 정부의 1년 정부 예산은 약 70조2000억 원이었다. 이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향후 10년 동안 80조 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전국에 인터넷 초고속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시 반발이 극심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강력하게 추진했고, 그 결과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이 되었다.
박정희와 김대중은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들이지만 후대에 유산을 남겼다. 이제 우리 정치는 산업화의 기적과 민주화 투쟁의 추억을 끝내고, 젊은이들이 에너지와 열정으로 멋진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 줘야 한다. 부패 극복, 인구감소 대책, 노동 개혁, 교육 혁신, 연금 개혁, 에너지 전환 등 절체절명의 과제가 산적한데, 과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국회의원 1명에게 4년간 들어가는 돈은 60억 원이다. 전체 국회의원에게 총 1조80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그런데 제21대 국회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홍동윤 인천시 시민통합추진단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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