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유실 심각 와이키키 해변
방파제가 파도 저지 역할
5~10년 주기 모래 채워 넣어

구역 내 상인 별도 기금 마련
연간 10억…해변 보호 쓰여

지자체, 해양 세수 권한 확보
재원, 해양생태 보호 활용해야
▲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오후 찾은 하와이주 와이키키 해변(Waikiki Beach). 모래 유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서 각종 개발 사업으로 연안 침식 피해가 일어나고 있으며 국가 생태관광지인 서해 5도에서는 여전히 중국발 해양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는 “과학에 기반을 둔 연구와 지역사회의 관심”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해양 보전을 위해서 디지털 오션 등 과학적 기법에 기초한 연구와 해양 관련 세수 신설 또는 기금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오후 찾은 하와이주 와이키키 해변(Waikiki Beach)에 방파제가 곳곳에 놓여있다.
▲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오후 찾은 하와이주 와이키키 해변(Waikiki Beach)에 방파제가 곳곳에 놓여있다.

 

▲모래 유실 심각한 '와이키키 해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오후 찾은 하와이주 와이키키 해변(Waikiki Beach)에는 수 ㎞의 방파제가 곳곳에 놓여있었다. 해양지질학 전문가이면서 20년 넘게 와이키키 해변을 연구하는 하와이대 씨그랜트 소속의 돌란 에버솔(Dolan Eversole·52)씨는 “수십 년 전부터 모래유실 현상이 나타났다. 1970년대 만든 방파제는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키키 해변은 인공적으로 조성됐다. 1920년대 작은 모래언덕 수준이었지만 하와이를 오가는 비행기 운항 횟수가 늘어나 관광객이 증가했고 결국 북쪽 해변에서 퍼 올린 모래를 부어 인공해변이 됐다. 하와이 방문단은 와이키키와 주변 해변의 관리 현황을 답사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안 침식 등의 영향으로 모래가 유실되면서 5~10년 주기로 모래를 채워 넣고 있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먼바다로 쓸려나간 모래를 다시 퍼 올려 백사장에 다시 뿌리는 방법으로 모래 1만5000㎥을 채워 넣고 있다. 하와이대 씨그랜트의 관측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모래 유실 현상을 막고 있다.

돌란 씨는 “순환 양빈 시스템의 환경영향평가 결과, '감내할 수 있는 정도' 수준으로 나타나 최근에는 연안 구조물을 유지, 보수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체계적으로 모래 유실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제방을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해양 세수 권한 확보해야

하와이에서는 해변과 맞닿은 구역 내 상인들이 내는 별도 기금이 있다. '와이키키 비즈니스 개선(Waikiki Business Improvement)' 기금으로 해양과 관련해 지자체 세수 권한이 많지 않은 국내 지방정부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 기금은 일명 와이키키 발전 기금으로 불리며 규모는 연간 10억원에 달한다. 와이키키 해변 주변 일정구역 내 숙박 시설과 레스토랑 등의 운영자로부터 거둬들이는 것으로 면적에 비례해서 내는 일종의 세금 형태다. 8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와이키키 해변을 보전하는 데 쓰인다. 모래를 투입하는 양빈 사업부터 모니터링 등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된다. 하와이 주 정부도 민간에서 거둬들인 금액만큼 예산을 별도로 지원함으로써 해변 보호에 쓸 수 있는 예산이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반면 국내에서 지자체가 가진 해양 세수 권한은 공유수면 점·사용료, 해양심층수 이용부담금 정도에 불과하다. 지자체가 세금을 거둬들이면 그만큼 해양 자원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와이키키 해변 사례와 같은 세수 발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다양한 해양자원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해양 세수 권한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훼손 지역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자에게 부과하는 해양생태계보전협력금의 50%를 지자체에 배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바다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사업자가 내야 하는 협력금은 정부가 걷은 후 지자체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인천지역에서 걷히는 만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금이 발생한 지자체에게 일정 부분의 예산을 배분하고 그 재원을 해양 생태 보호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우승범 경기 인천 씨그랜트센터장]

“대학 연구성과 바탕 … 인천 해양 환경보전 힘쓸 것”

“대학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자체, 시민과 함께 인천지역 해양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나가겠습니다. ”

우승범(사진)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장은 해양과 관련된 현안을 해결할 때 대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대학은 일반 기관과 다르게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점을 활용한다면 대학과 같은 비영리 해양 전문 기관에서 바다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시민과학자 양성을 강조한 그는 미국 하와이주 하나우마 베이와 와이키키 해변 사례를 통해 한국형 시민과학 프로그램 방안을 더욱 구체화하게 됐다.

“해양시민이면서 전문성을 가진 과학자가 관광객과 시민, 어민 등을 대상으로 해양 생태계 관련 교육을 수행한다면 해양 지식의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가 일어납니다. 결국 해양 생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국내에서 시민 과학자 양성에 힘쓰면서 동시에 해양 보호를 위해 한·미 간 씨그랜트 교류도 꾸준히 이어갈 구상이다.

“해양 분야에서도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앞으로 한·미 씨그랜트대학 간 협력 체계도 더욱 강화해나가겠습니다. ”

 


 

[대런 러너 美하와이대학 씨그랜트센터장]

“선진기술 공유 … 한·미 씨그랜트 교류협력 강화”

“하와이대학 씨그랜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입니다. 그 결과 이들이 지역 해양 현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

대런 러너(Darren T. Lerner·사진)) 미국 하와이대학 씨그랜트센터장 겸 씨그랜트협의회(SGA) 회장은 인천일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대런 회장을 비롯한 센터 직원, 연구진들은 와이키키 해변부터 하나우마 베이 등 지역 현안 연구, 대민 사업과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해양 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그런 그는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와이 내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비닐봉지 사용 또한 가능하면 최소화하려는 운동에도 많은 시민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지만 재활용률은 한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체 발생 쓰레기의 50%는 소각, 30%는 매립합니다. 재활용률은 2~3%에 그쳐 한국이 우리보다 재활용 기술이 더 앞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는 선진 기술을 서로 전수하면서 해양위기 기후 등 글로벌 이슈에도 한국 씨그랜트와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씨그랜트는 다른 나라에 성공적인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입니다. 해양 문제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경기·인천씨그랜트 등과 적극적으로 교류해나가겠습니다. ”

/하와이=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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