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빨대 자료화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흔히들 많은 프렌차이즈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친환경'으로 인식돼 사용되고 있는 종이빨대가 사실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만큼이나 인체나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연구진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상대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했다.

벨기에 앤트워프대학 소속 환경과학자 티모 그로펜 교수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식물 성분 빨대에서 PFAS가 검출돼 벨기에 내 슈퍼마켓과 식당 등에서 사용되는 빨대의 실상을 확인에 나섰다고 밝혔다.

'영원한 화학물질'로 알려진 PFAS는 자연적으로는 잘 분해되지 않고 인체나 동식물, 환경에 유해해 세계 각국에서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두 차례에 걸쳐 분석을 진행했는데 이들 39개 브랜드 중 무려 27개, 69%에서 PFAS를 검출했고 18종의 PFAS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종이 빨대 20개 제품 중 무려 18개, 90%에서 PFAS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대나무 빨대에선 5개 중 4개(80%), 플라스틱 빨대는 4개 중 3개(75%)에서 PFAS가 검출됐고, 유리 빨대는 5개 중 2개(40%)에서 검출됐다.

스테인리스스틸제 빨대에선 PFAS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종이 빨대의 PFAS 검출 비율이 높은 이유로 방수코팅 등에 PFAS가 쓰였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에 가장 많이 검출된 PFAS인 과불화옥탄산(PFOA)의 경우 이미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며, 이밖에 트리플루오르아세트산(TFA)과 트리플루오르메탄설폰산(TFMS) 등 물에 잘 녹는 '초단쇄'(超短鎖) PFAS로 분류되는 물질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진은 빨대에 함유된 PFAS가 음료 등에 실제로 녹아 나오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고 밝혔으며, PFAS의 체내 축적 정도가 낮고 대다수의 사람은 가끔만 빨대를 사용하는 만큼 이런 빨대의 인체 유해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로펜 교수는 "그 자체로는 해가 없을 적은 양의 PFAS라도 이미 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에 따른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종이나 대나무 등 식물 기반 재료로 만든 빨대는 종종 플라스틱 빨대보다 지속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라고 선전되지만, PFAS가 든 빨대의 존재는 이런 광고가 꼭 진실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처음이자 세계적으로는 2번째로 진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food additives and contaminan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