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사편찬위원회가 14일 태평양전쟁 당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조선 출신 군인‧군속 사망자가 정리된 명부를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은 명부 모습/사진제공=국사편찬위원회
▲ 국사편찬위원회가 14일 태평양전쟁 당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조선 출신 군인‧군속 사망자가 정리된 명부를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은 명부 모습/사진제공=국사편찬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가 14일 태평양전쟁 당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조선 출신 군인‧군속 사망자가 정리된 명부를 최초로 공개했다.

식민지기 징용·징병자 명부는 지금까지 몇 차례 확인된 적이 있으나 대부분 조선인과 일본인을 구분하지 않고 작성된 것이었다. 이 명부에 수록된 사람은 대부분 조선 출신이다. 조선 출신 군인과 군속 사망자가 정리된 명부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명부는 전쟁 후 일본 후생노동성 사회원호국에서 작성한 것으로, 2011년부터 2017년에 걸쳐 일본 국립공문서관으로 이관됐었다.

조선 출신 군인·군속 명부가 별도로 제작된 목적은 두 가지로 추측된다. 첫 번째는 전후(戰後) 보상 문제의 제기에 대비한 기초자료 준비, 두 번째는 조선 출신 희생자를 야스쿠니신사에 합사하기 위한 정보 제공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명부가 식민지기 징용과 징병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명부에는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사망한 일시와 장소, 사유, 사후 처리 내용 등이 상세하게 기재돼 있다. 이를 통해 징용·징병된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떻게 죽음을 맞아야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명부들은 일본 국립공문서관이 소장한 ‘전몰자등원호관계자료(戦没者等援護関係資料)’ 문서군에 포함돼 있다.

‘전몰자등원호관계자료’ 문서군에는 각종 명부를 비롯해 각 부대별 자료, 전후 귀환(引揚) 관련 자료, 전범재판 대응을 위한 자료 등도 포함돼 있다.

이번 국편이 공개하는 명부는, ‘조선사연(朝鮮死連, 사망자연명부)’, ‘사망자원부’, ‘사몰자(死沒者)연명부’, ‘조선육상군인군속유수명부’, ‘조선1~7’, ‘조선하사관병사몰자명부’, ‘화태·조선·충승·대만·지나 지방세화부 연명부’, ‘화태·대만·조선·충승 항공’, ‘조선환송환자 연명부’, ‘군속전몰자처리원표철’ 등이다. 이들 명부는 ‘조선1~7’을 제외하면 모두 1946~1949년 사이에 작성된 것이다.

국편은 지난 2022년 해당 자료가 일본 국립공문서관에 소장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료의 규모와 내용을 파악해 내용을 정리하는 등 후속작업 끝에 자료를 공개하게 됐다. 국편이 조사·수집·정리한 관련 자료는 국사편찬위원회 전자사료관(http://archive.history.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이들 자료 외에도 해외에서 새롭게 공개되는 자료를 신속히 파악하여 국민에게 수집·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