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남방큰돌고래./사진=연합뉴스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주인공 우영우가 제주에서 꼭 보고 싶어했던 제주남방큰돌고래에게 사람과 같은 법적 권리가 부여될 전망이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멸종 위기에 처한 제주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생태법인'(Eco Legal Person) 제도를 도입,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실무위원회(워킹그룹) 활동이 속도를 내고 있다.

생태법인은 사람 외에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에 법적 권리를 주는 제도로, 기업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처럼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물에 법인격을 부여하게 된다.

법인격을 갖추면 기업이 국가·개인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듯 동식물도 후견인이나 대리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주체가 된다.

제주도는 지난 2일 실무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어 제주특별법을 개정하거나 개별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생태법인 창설 방안과 특정 자연물 법인격 부여 방안을 검토하는 등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생태법인 창설 방안은 핵심종이나 핵심 생태계의 지정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과 같이 하나의 생태계나 종을 통틀어 법인격을 준다.

특정 자연물 법인격 부여 방안은 제주남방큰돌고래에 특정해 법인격을 주자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법률적 장치 외에도 제주도는 조례 제정을 통한 생태법인 제도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해 10월 취임 100일 도민보고회에서 "제주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것은 제주의 최대 자산이자 경쟁력인 '생태 자연환경'을 지켜나가는 일"이라며 생태법인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강민철 제주도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 역시 "연내에 생태법인 제도화를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 등을 마련해 도민 공론화를 이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며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제주의 최대 자산이자 경쟁력인 생태 자연환경을 지켜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남방큰돌고래는 과거 제주 바다 전역에서 발견됐지만, 현재는 개체 수가 줄어 120여 마리만 관찰되고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