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물 코어 콘크리트 강도
최소 설계 기준 85% 넘어야
사고 구간은 70% 수준 불과

저품질 자재 타설·유통 정황
납품업체 중 3곳 부적합 판정
제재 없었던 조달청 책임론도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인천 서구 가정동 임대아파트 등 전국 15개 단지 지하주차장 철근이 빠져있다고 발표했다. 7일 가정동에 시공 중인 한 아파트 자하주차장 건설현장에 임시 보강 구조물(잭서포트)이 설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인천 서구 가정동 임대아파트 등 전국 15개 단지 지하주차장 철근이 빠져있다고 발표했다. 7일 가정동에 시공 중인 한 아파트 자하주차장 건설현장에 임시 보강 구조물(잭서포트)이 설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지난해 광주 화정 현대산업개발 현장과 최근 인천 검단 GS건설 현장 등 시공 중인 아파트 붕괴사고가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라는 건설대기업이 시공한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입주예정자와 국민이 느끼는 상실감이 크다. 두 붕괴사건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설계와 감리, 시공 하자에 저품질 불량 레미콘이 타설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천일보는 부실 콘크리트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이력이 불명확한 골재사용에 대해 2차례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

지난 4월 시공 과정에서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 5500억원대로 추정되는 전체 재시공 비용의 손실을 발생시킨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의 원인으로 설계와 감리, 시공 하자 등이 지목된 가운데 콘크리트 품질 문제가 발견됐다.

7일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검단 GS건설 현장 사고구간 콘크리트 강도는 16.9㎫로 조사됐다. 설계기준(24㎫)에 70% 정도에 불과했다. 법적으로 구조물 코어 부분의 콘크리트 강도는 최소 설계기준의 85%를 넘어야 한다.

GS건설 현장의 레미콘 타설은 지난해 8월에 이뤄졌다. GS건설 현장은 지난해 3∼5월 시멘트 대란 당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가 콘크리트 강도를 약화시키는 장마철에 이르러 공급이 재개된 것이다. 물량 부족으로 혼합 타설됐고 콘크리트 강도 저하, 균열 등 하자가 복합적으로 발생했다. 사고 구간의 레미콘 타설 시점이 작년 8월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강도가 70%밖에 나오지 않는 것은 저품질 골재를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현장이 지난해 1월 발생했는데, 이후에도 저품질 콘크리트가 유통됐던 셈이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가정동 임대아파트 등 전국 15개 단지 지하주차장 철근이 빠져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7일 인천 서구 가정동에 시공중인 한 아파트 자하주차장 건설현장에 임시 보강 구조물(잭서포트)이 설치돼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특히 검단 GS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한 지역의 7개 중소 레미콘사 중 3개사는 2021∼2022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레미콘업체 품질관리 실태 점검에서 제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제재 없이 해당 현장에 이들 레미콘사가 납품을 정상 진행했던 점은 관급 레미콘 수급을 담당한 조달청의 책임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대형 건설사 현장소장은 “콘크리트 양생 전에 동바리를 제거했다든지, 철근을 구조 계산한 것보다 적게 투입했다든지 등은 일종의 휴먼 에러에 해당한다. 이중삼중의 제도적 장치로 휴먼 에러의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믿고 납품을 맡긴 골재, 콘크리트가 불량품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구조적 문제점을 살펴봐야 한다”며 “국토관리청에서 제품 불량을 지적하면 관급 레미콘 수급을 책임진 조달청에서 해당 업체를 배제하는 등의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하는데 추가 제재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은 분명한 관리 소홀”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에 대해 세밀하고 빈틈없는 점검과 제도개선 등을 통해 시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도록 지시했다.

2017년 이후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인천 지역의 아파트는 총 34개 단지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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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건설현장 붕괴사고, 문제는 골재다](하) 이력 불명확한 골재가 불량 콘크리트 만든다 품질이 의심되는 레미콘이 공급되는 데에는 국내에서 양질의 골재를 생산하고 원활하게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콘크리트는 골재, 시멘트에 물, 혼화재를 혼합해 생산된다. 여기서 골재는 콘크리트 용적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재다. 콘크리트 강도를 높이기 위해 시멘트를 더 넣을 순 있겠지만, 이 경우 적잖은 비용이 수반된다.국토교통부의 2023년도 골재수급계획에 따르면 2022년 골재수요는 2억4920만㎥, 골재공급 예측량은 2억6297만㎥이었지만 실제 골재공급량은 2억3219만㎥에 그쳤다. 이 가운데 터파기 공사 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