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배타고 인천섬으로]
인천·경기·서울 맞손…활성화 본격화
유람선으로 아라뱃길 지나 덕적도로
친수문화공간 조성…수심 확보 관건


[인천섬 지나 제주·중국까지]
서해까지 5000t급 크루즈선 구상
옹진군 섬 비롯 제주까지 항로 확대
시, 인천만의 콘텐츠 개발 시동

한강 여의도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경인아라뱃길을 지나 덕적도 등 서해 섬을 관광할 수 있는 서해뱃길이 내년 상반기 복원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인천시가 경인아라뱃길 활성화 및 서해 섬 명소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2014년 중단된 서해뱃길 복원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힘을 모으기로 한 수도권 공동 현안 10개 과제에 '경인아라뱃길 선박 운항 활성화·서해뱃길 복원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이 포함되면서 '복원 시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3개 시·도를 포함해 환경부, K-water 등 관계기관은 최근 경인아라뱃길 기능 활성화를 위한 관계기관 국장급 회의를 열고 서해뱃길 복원과 아라뱃길 활성화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했다.

 

한강∼경인아라뱃길∼인천 섬 연결

서해와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은 지난 2015년 개통됐다. 인천 서구에서 김포시를 지나, 서울 한강까지 18.7㎞ 길이다.

경인아랏뱃길을 조성한 것은 물류와 여객 운송이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정부는 경인아라뱃길 기능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경인아라뱃길공론화위원회가 2021년 내린 결론은 주운 기능을 축소하고, 항만중심의 시설을 시민여가와 친수문화공간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물류·항만기능 보다는 관광·레저쪽에 중심을 두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뱃길 복원 사업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의 수변 공간 곳곳에 랜드마크를 만들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작은 내년 2월 운항을 목표로 '서해뱃길' 복원이다. 한강을 따라 여의도, 김포를 거쳐 경인아라뱃길과 연결되는 32㎞ 뱃길이다. 이어 서해뱃길을 오가는 유람선의 선착장인 '서울항'을 2026년 여의나루역 인근에 건설하고, 수상 버스와 수상 택시를 도입해 용산과 노들섬, 반포, 잠실을 물 위로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강과 경인아라뱃길 운항이 본격화되면 서해 섬, 나아가 제주도까지 운항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까지 잇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1단계로 한강에서 아라뱃길까지 운항에 필요한 여의도 선착장을 먼저 신설하기로 했다. 새 선착장은 마포대교 남단과 서울항 예정지인 아라호 선착장 사이에 100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는 1000t급 이하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하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해당 민간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해양레져는 여의도 선착장 설계를 끝내고 지난달 착공식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경남 통영 조선소에서 바지선 형태로 건조돼 여의도까지 운반한 뒤 조립하는 형태로 내년 2월 준공이 목표다. 서울시는 여의도 선착장이 완공되면 현대해양레져와 협력해 한강에서 아라뱃길 노선을 연간 150회 정기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지난달 말 경남 통영 조선소에서 열린 한강 여의도 부유식 선착장 기공식에서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제작된 여의도 선착장은 여의도로 옮겨져 합체 조립될 예정이다. /사진제공=현대해양레져
▲ 지난달 말 경남 통영 조선소에서 열린 한강 여의도 부유식 선착장 기공식에서 한강경인아라뱃길 운항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제작된 여의도 선착장은 여의도로 옮겨져 합체 조립될 예정이다. /사진제공=현대해양레져

 

속도내는 인천 섬 관광상품화

현재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연결하는 서해뱃길은 단절된 채 부분적으로 이용중이다.

아라뱃길 유람선 운항 사업자인 현대해양레져는 지난 4월부터 인천터미널 유람선 선착장에서 김포터미널까지 경인아라뱃길 코스, 김포터미널에서 마포대교 한강 여의도 선착장까지 한강 하류 코스 등 2개 코스를 정기 운항하고 있다. 김포터미널을 축으로 아직 양 구간이 연결되지 않고 있다.

여의도 선착장이 완공되고 내년 2월부터 아라뱃길∼한강노선이 운항되기 위해서는 경인아라뱃길 내 수심확보가 관건이다. 수심 6.3m로 건설된 경인아라뱃길은 수심이 4m 수준으로 낮아져 유람선 등 대형 선박 운항을 위해서는 준설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한강 내 저수심 구간 준설공사로 수심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는 아라뱃길을 연계한 서해섬 ∼한강 간 여객·유람선 연계 운항을 추진중이다. 서울시가 한강서해뱃길사업으로 한강주운정비에 나서고 K-water가 아라뱃길사업으로 갑문·수로개설을 마무리해 한강∼서해섬 간 뱃길이 완성되는 것과 맞물려 서해섬 관광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백령도는 문체부 선정 '가고 싶은 K-관광섬'에, 대이작도는 한국관광공사의 섬 명소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사업비 총 13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인천시는 관광활성화를 위한 섬 명소화·특화사업, 섬관광 상품, 자월도 천문공원 조성 등에 79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아라뱃길 연계 관광상품 개발·섬 명소화 및 체류시설 조성 등 덕적도 관광연계 사업을 위해 14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항에서 인천 섬으로 연안여객선 운항시 운임지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섬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섬 관광시설 경영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한강~서해뱃길 연결에 대비해 서울시·경기도와 공동마케팅을 벌여 인천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인천연구원 현안연구과제에 보다 자세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구원은 '한강~서해뱃길 연결 대비 섬 관광 활성화 방안'을 현안 연구과제로 착수한다. 해당 연구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서해뱃길 복원 사업에 대비해 인천 섬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한강∼서해∼제주 혹은 중국

인천시와 서울시는 한강과 아라뱃길이 갖고 있는 관광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서해뱃길 복원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2월 여의도 선착장이 완성되면 한강에서 아라뱃길까지 이틀에 한번꼴로 연간 150회 이상 운항할 계획이다. 이어 2026년 상반기 여의도에 서울항이 완공되면 한강에서 출발, 아라뱃길을 거쳐, 연안부구, 서해까지 5000t급 크루즈선을 포함한 여객선을 띄운다는 구상이다.

서해뱃길의 구체적인 노선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울 여의도에서 경인아라뱃길, 인천여객터미널, 팔미도에서 덕적도까지 이어지는 노선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천 옹진군 섬들을 비롯한 국내 연안 섬이나 제주까지 항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중 간 관계가 복원되면 중국노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종 노선은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 해양수산부, K-water 등과의 기관 실무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강, 경인아라뱃길에서 서해 섬, 제주, 중국 등으로 향하는 구간은 어떤 항로를 타야 하는지, 항로의 수심은 확보됐는지, 도착지점의 선착장 상태는 여객·유람선이 접안할 수 있는 환경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한강에서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인천 앞바다 섬까지 유람선과 여객선이 오고가는 구상은 세계적인 해양관광명소로 대한민국이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관계기관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