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과 방역 추가 완화를 코앞에 둔 여름 휴가철,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일 확진자가 4만 명대 후반까지 껑충 뛰며 지난겨울 이후 또 한 번의 재유행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셋째 주(7월 16∼22일) 확진자는 25만3천825명으로 전주 대비 35.8% 증가했으며, 4주 연속 증가세다.
특히 지난 19일 신규 확진자는 4만7천29명으로, 겨울 재유행이 정점을 지난 후인 지난 1월 11일(5만4천315명) 이후 6개월여 만에 최다였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곧 5만 명대 확진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확진자 증가가 마스크 의무 해제 등 방역 정책 완화와 거듭된 변이 출현에 따른 면역력 약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우세종인 XBB 1.5는 면역 회피 능력이 탁월하다"며 "방역까지 완화된 만큼 당분간 (감염)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 역시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변이가 계속해서 출현하고, 복합면역이 형성됐더라도 시간이 지나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정부의 일상회복 선언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적극성이 떨어졌을 것을 고려하면 숨은 감염자가 더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휴가철인 데다 검사받는 사람이 적다"며 확진자 수가 실제로는 2∼3배까지 많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바이러스 생존이 어렵고 실외 활동이 많은 여름인데도 이 정도의 확진자 수라면, 날씨가 쌀쌀해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 역시 "지금 유행은 보이는 것보다 크다"며 "지금 확진자는 적어도 지난해 동절기 유행과 비슷하거나 조금 작은 규모로, 이번 유행에서 인구의 10∼15%가 감염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고령층 확진자가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등 고위험군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방역 당국의 메시지도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르면 다음 달 코로나19가 감염병 4급으로 조정되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등 일부에 남아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다.
또 감시체계가 전수감시에서 표본감시로 바뀌며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되고, 검사비와 치료비는 대부분 자부담으로 전환(건강보험 적용)된다.
이에 따라 마스크 해제에 따른 감염 우려와 함께 지원과 집계 중단으로 '숨은 감염'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
김 교수는 "정부의 메시지가 국민 경각심을 낮추고 있다"며 오미크론이 유행했을 때도 방역을 완화했다가 고위험군 사망자가 늘었다"고 지적하며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오는 10월 오미크론 XBB 계열 변이를 기반으로 한 새 백신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할 계획으로, 전 국민이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10월 도입 예정인 백신은 XBB 1.5뿐 아니라 1.16, 1.9.1, 1.9.2등 현재 유행 중인 XBB 계열에 대부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동절기 추가접종의 60세 이상 접종률이 34.5%로 저조했던 만큼 정부가 일상회복 절차에 속도를 내면 백신 호응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와 정부의 설득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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