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일 논설위원.
▲ 이문일 논설위원.

상괭이는 고래목에 속하는 돌고래 중 하나다. 분류학상으론 돌고래지만, 고래(whale)나 돌고래(dolphin)와는 다른 이름으로 구분된다. 머리가 뭉툭하고 등지느러미가 없다. 대신 높이 1㎝ 가량의 융기가 꼬리로 이어져 있다. 돌고래와의 차이점이다. 상괭이의 크기는 1.5~2m에 이른다. 수심 얕은 연안에 두세 마리씩 가족 단위로 모여 산다. 주 서식지는 우리나라 서·남해를 비롯해 일본 북부와 페르시아만 등 온난한 해수역에 걸쳐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 하천에도 분포한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국내 서해와 남해엔 상괭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산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흔하게 발견되던 종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기록된 상광어(尙光魚)에서 이름의 유래를 찾는다. 수면으로 드러난 몸이 물빛에 반사돼 광택을 낸다 해서 붙여졌다. 상괭이는 '웃는 고래'란 친근한 별명을 얻고 있기도 하다. 국립수산과학원 추정 결과, 서해에 서식하는 상괭이 수는 1만2000여마리. 상괭이는 어렸을 적엔 새우류를 잡아먹다가 커서는 주꾸미·꼴뚜기·청멸 등 다양한 어류를 사냥한다.

해양 포유류인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국제적 보호종이다. 개체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괭이에게 가장 큰 위협은 역시 그물이다. 특정 어류를 잡으려고 친 그물에 걸려 어획(혼획)되기 일쑤다. 허파 호흡을 해야 하지만, 그물에 걸리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해 결국 질식사로 이어진다.

인천 해안가에서 이들 상괭이가 죽은 채 발견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연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처리 건수는 2020년 40마리, 2021년 29마리, 지난해 32마리다. 올해 폐사한 상괭이는 16마리. 다른 어종을 잡는 그물에 걸려 숨지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올 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에서 총 4069마리 고래류가 폐사했다. 그 중에서 특히 상괭이 비율이 99%에 달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2021년에 '해양포유류 혼획 저감 장치'를 내놓았다. 상괭이 탈출 장치로도 불리는 이 그물은 어구 속에 들어온 상괭이가 유도망을 따라 바다 위로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런데 잡힌 물고기마저 상괭이를 따라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 어민들이 그물 사용을 꺼린다. 그래서 아직 제대로 보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자체에선 이를 사용한다고 해서 어획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을 어민들에게 알려야 할 듯싶다. 상괭이를 지키기 위한 국민적 관심과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

/이문일 논설위원



관련기사
[썰물밀물] 동구 화수·화평동에 대한 기억 동구 화수·화평동(花水·花平洞)은 근대 개항기부터 동네를 형성한 곳이다. 꽃(花)과 물(水)을 뜻하는 화수동은 우리말 '바닷물 넘나드는 무네미 마을'로 통하기도 했다. 인천 개항 1년 전인 1882년 5월22일(고종 19년)엔 화수동에서 한국과 미국이 처음으로 '한미수호통상조약'을 조인한 역사적 장소로 기억된다. 이곳엔 일제 강점기 들어 경·중공업 공장이 많았다. 1936년엔 인천부 화평면, 1946년엔 경기도 인천시 화평동이었다. 그러다가 1998년 화수1·화평동(행정동)으로 통합돼 오늘에 이른다.화수 [썰물밀물] '연안부두' 노래의 재해석 “어쩌다 한번 오는 저 배는/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오는 사람 가는 사람/마음마다 설레게 하나/부두에 꿈을 두고 떠나는 배야/갈매기 우는 마음 너는 알겠지/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절바람이 불면 파도가 울고/배 떠나면 나도 운단다/안개 속에 가물가물/정든 사람 손을 흔드네/저무는 연안부두 외로운 불빛/홀로 선 이 마음을 달래주는데∼(후렴)”'연안부두'란 노래다. 인천인들의 애창곡이다. 조운파 작사·안치행 작곡에 김트리오가 불러 1979년 탄생했다. 인천의 연안부두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