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집중 호우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충남 공주 공산성 만하루가 물에 잠겨 있다./사진=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유례없는 '극한 호우'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컸던 최근 2주간 숙박시설 예약 취소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불만 상담이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5일부터 18일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숙박시설 계약해제·해지 및 위약금 관련 상담은 35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접수된 297건 보다 19.2% 증가했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지난 15일로 예약한 충남 공주의 펜션 환불을 거절당했다는 소비자 사연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주는 지난 14일 호우주의보가 호우경보로 격상될 정도로 많은 비가 예상됐고, 실제로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이 침수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연 속 펜션 주인은 "펜션으로 오는 모든 방향의 길에 정상적으로 진입할 수 있어 이용에 전혀 지장이 없다"며 환불 요청을 거절했다.

이어 "자꾸 천재지변이라고 하는 데 정부가 보내는 문자는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전 문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는 '기후변화 및 천재지변으로 소비자의 숙박지역 이동 또는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해 숙박 당일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고란에는 '기후변화 또는 천재지변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한 경우는 기상청이 강풍·풍랑·호우·대설·폭풍해일·지진해일·태풍·화산주의보 또는 경보(지진 포함)를 발령한 경우로 한정된다'고 기재돼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천재지변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해석상 다툼이 있으면 법적으로 청구권 행사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에서 천재지변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해석된다"며 "큰비가 오리라 예상되더라도 고속버스 이용, 운전 등을 통한 이동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상 환급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펜션 주인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

소비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펜션 주인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배보다 배꼽이 커질 우려가 큰 상황.

이에 이 교수는 "자본력이 우수하고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는 큰 호텔 등은 소비자에게 유리한 해석을 받아들이겠지만, 소규모 업체도 많은 만큼 숙박업소가 소비자를 불합리하게 대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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