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수속 카운터 13곳 5년마다 공사
2터미널 동일한 여객서비스 제공 원인
스마트서비스 업그레이드 설치 '빈번'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C등급' 받아
▲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1년 제1여객터미널에 대한 대대적인 시설재배치 및 개선공사를 벌였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1년 제1여객터미널에 대한 대대적인 시설재배치 및 개선공사를 벌였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제1여객터미널 출국수속카운터 공사는 실내건축 개선사업을 대표하는 주연배우 같은 존재다.

5년을 주기로 3차례 반복한 것도 모자라는지 불과 3년이 지난 시점까지 무려 4차례에 걸쳐 개선공사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1터미널 3층의 실내 건축물인 출국수속카운터는 A→M까지 13개소가 5년마다 정기전을 치르듯 개선공사가 벌어졌다.

전 세계 공항들이 출국수속카운터 시설을 철거하고 개선하는 사례가 지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인천공항은 역대급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공항의 출국수속카운터 개선은 5년 또는 3년 경과할 때쯤이면 동일한 실내건축 공정이 무려 4차례에 걸쳐 반복됐다.

첫 시작은 2008년 그랜드 오픈(탑승동 개장)이다. 인천공항공사 추산으로 대략 5조원이 투입된 출발점이다.

출국수속카운터는 인천공항공사 건축부서가 추진하는 1터미널 개선사업의 단골 개선공사로 등장한다.

2008년에 이어 5년이 경과한 2013년이 2번째로 기존 380개의 항공사 발권창구를 399개로 늘린다며 대대적으로 손을 댔다. 셀프체크인까지 병행 설치와 철거, 이전, 추가 설치가 이뤄졌다.

스마트서비스 도입에 따른 개선공사도 빈번했다. 여객이 수하물을 자동으로 위탁하는 셀프백드롭 카운터 설치와 철거, 셀프체크인 역시 설치→이전→재설치→추가설치, 여기에 운항정보(FIDS) 기기도 설치→철거→재설치 반복, 업그레이드 설치도 부지기수다.

▲ 개선 이전의 운항정보(FIDS)는 가로 6.73m 크기의 대형이다.
▲ 개선 이전의 운항정보(FIDS)는 가로 6.73m 크기의 대형이다.

그 당시에 인천공항 상주직원들 사이에는 “차라리 '황금'으로 여객터미널을 덮으면 눈 호강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공사(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고객의 소리(VOC)'에 항의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대화들이 오갔다.

건축부서는 3단계 사업으로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한 2018년에도 1터미널 출국수속카운터에 대해 3번째 개선에 나섰다. 이때는 2터미널 수준과 동일한 여객서비스 제공, 1터미널의 시설 업그레이드가 이유였다.

인천공항 시설 개선공사 특징은 '여객서비스 개선', '시설개선과 확장', '시설 재배치'로 23년 동안 한결같다. 그렇지만 인천공항 상주직원 다수는 '인천공항공사의 예산낭비 대명사'로 꼽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4번째 출국수속카운터 개선공사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인천공항의 국제여객 감소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이다. 앞서 3년 전인 2018년에 공사를 벌였는데 또다시 손을 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와 면세점 등 인천공항 상업시설 업체들이 경영난으로 매장을 대거 폐쇄하거나 축소 운영에 돌입한 시점이다. 이때 인천공항공사는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지원 정책에 따른 항공부분과 상업시설의 임대료 감면 등 약 2조4000억원을 지원하라는 재정적 압박이 극에 달했다.

출국수속카운터 개선에 따른 건축공사로 인해 충돌이 발생하는 복합공정으로 연결된 정보통신, 전기, 소방 등 관련부서 행태도 가관이다.

인천공항시설관리 자회사가 꾸준히 시설·장비에 대해 기능이 유지되도록 관리해 가동에 문제가 없던 장비·기계·설비·미디어 기기 등을 건축공사 시기에 교체했다.

▲ 개선 이후 운항정보(FIDS)는 2.3배가 확장된 가로 15.92m 크기다.
▲ 개선 이후 운항정보(FIDS)는 2.3배가 확장된 가로 15.92m 크기다.

정보통신 부서는 올해 1터미널 A→F 입국장의 운항정보(FIDS) 6개 전체를 전 세계 공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초대형으로 교체했다.

환영홀에서 입국객과 마중객이 만나는 공간 면적에 버금갈 정도의 초대형이다.

FIDS는 항공편 출발·도착 시간이 표출되는 미디어 기기로 입국객이 빠져 나오는 출입문 위에 설치되어 있다. 1터미널의 기존 FIDS는 6.73m 크기의 대형으로 올해에 무려 2.3배 확장한 15.92m의 초대형로 교체했다. 2018년 개장한 2터미널과 비교해도 9.21m(가로) 보다 6.71m나 크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홈페이지 경영공시에 '경영상 부담이 될 사항'으로 게재한 시설재배치 및 개선사업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출발홀 ▲출국수속카운터 ▲보안검색장 ▲출국심사구역 ▲환영홀 ▲세관구역 ▲수하물수취구역 ▲화장실 ▲화장실 등 대대적으로 공사를 벌였다. 2020~2021년 당시 1터미널 공사는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경영평가(36개 공기업, 94개 준정부기관)에서 2년 연속 '보통'에 해당하는 C등급을 받았다. 직원들은 기본급의 50%에 불과한 성과급을 받았고 임원들은 성과금의 자율 반납 권고가 나왔다.

인천공항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경영 공시에 '경영상 부담이 될 사항'으로 적시한대로 시설재배치, 개선사업에 투입한 과도한 비용이 경영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 위기에도 개선공사를 추진해 '보이지 않는' 손해를 봤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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