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퓨처스(2군) 선수단 내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사과문과 함께 '재발방지책'을 발표했다.

SSG는 KBO 상벌위원회가 '가해 선수'의 징계를 확정한 19일 사과문을 내 선배들이 후배를 '훈육하는 자리'로 포장됐던 '선수단 집합'을 사전에 보고하게 하는 등 재발 방지를 거듭 약속했다.

SSG 구단은 “선수단 자체의 소통을 위한 집합 역시 '사전 신고제'로 운영해 집합의 목적과 장소, 시간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단은 현시점에서 1, 2군 모든 선수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인식과 행동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 방식, 숙소 운영 방안 등 선수단 관리, 운영 전반에 대해 재점검하겠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1, 2군 선수단 전체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기준과 인식을 사회적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규정과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품위손상 근절 서약서' 제도를 신설, 매년 계약 시점에 서명함으로써 선수 스스로 제도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다. 2군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을 매월 진행하고, 보고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KBO 상벌위는 후배를 배트로 때린 이원준(25)에게 72경기, 집단 체벌한 내야수 이거연(26)과 외야수 최상민(22)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미 퇴단 조치로 SSG에서 방출된 이원준은 새로운 팀을 구한다고 해도, 계약 후 72경기 동안은 뛸 수 없다.

아울러 상벌위원회는 SSG에 구단에 대해서는 “사안을 인지한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신고했고 적극적으로 후속조치에 협조한 점을 감안”해 경고 조치했다.

앞서 지난 6일 SSG 퓨처스팀의 훈련장 인천 강화 SSG 퓨처스필드에서 이거연은 올해 신인 선수 한 명이 건방지게 굴었다며 후배들을 모아 얼차려를 가했다. 이후 이원준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 신인 선수를 방망이로 때렸다.

이원준의 폭행 후 단체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은 최상민이 또 후배들에게 집단 얼차려를 이어갔다.

퓨처스팀 코치가 우연히 폭행을 당한 신인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선수들의 가혹 행위를 뒤늦게 알고 구단에 보고했고, SSG 구단은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해당 장소에서 발생했다.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선수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일탈을 하자 2군 고참급 선수들이 물의를 빚은 선수들에게 체벌을 가했다.

이를 들은 1군 선수가 퓨처스 선수에게 '선수들의 기강이 무너졌다'며 2군 후배 선수들에게 얼차려를 지시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SK는 사건이 벌어진 뒤 이를 KBO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징계를 내렸다.

이에 당시 KBO 상벌위는 '보고 의무'를 져버린 SK 구단에도 제재금 2000만원, 후배를 때린 김택형과 신동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500만원, 후배 선수들에게 얼차려를 지시한 정영일에게는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아울러 2021년 5월 야구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폭력'의 징계 수위를 '2개월 이상의 참가 활동 정지나 50경기 이상의 출장 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으로 강화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