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열아홉 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 마오/구름도 쫓겨가는 섬마을에/무엇하러 왔는가 총각 선생님/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시름을 달래보는 총각 선생님…” 1967년 발표한 국민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이란 곡이다.
가사가 애틋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우리가 배 고프던 시절, 낭만만으론 살 수 없었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당시 노래가 인기를 끌자, 곧바로 '섬마을 선생'이란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 촬영지가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다. 인천항에서 44㎞ 떨어져 있고, 두 시간 가량 배를 타고 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이작도는 대개 낮은 언덕을 중심으로 고운 해안 생태계를 품었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해양 생물의 주요 서식지로도 이름을 알린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해양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섬 전역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여기저기 갯바위도 자리해 관광객들은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대이작도는 '풀등'으로도 유명하다. 바다 밑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모래사장을 일컫는다. 바다 한복판에서 너비 1㎞, 길이 3㎞ 가량 보이는 모래평원은 아주 진귀한 생태 여행지로 꼽힌다. 풀등에선 2시간 정도 머무를 수 있다. 한여름엔 여기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족구와 고둥잡기 등을 통해 '추억 만들기'에 빠지곤 한다. 아쉽게도 인근 지역 해사 채취로 풀등 면적이 점차 줄어들어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듯싶다.
인천시가 최근 '인천 섬 명소화 사업' 대상지로 대이작도를 최종 선정해 관심을 모은다. 섬의 고유한 특색을 살려 개발·육성하는 차별화 전략이다. 궁극적으론 인천지역 섬들을 관광 자원화한다는 목표다. 대이작도에 우선 영화 '섬마을 선생' 세트장을 복원하고 관련 콘서트 개최·의상대여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이밖에 별을 향한 체험, 드론을 이용한 사진 프로그램, 전망대 조성, 캠핑 활성화도 계획한다.
인천엔 크고 작은 섬 170여 곳이 존재하는데, 시는 그동안 섬 관광을 활발하게 하려고 각종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관광 인프라(숙박·식음·교통 등)에다, 자연환경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관광 콘텐츠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 섬만의 독특한 '주제'를 담아내지 못해 늘 관광객들에게 아쉬움을 주었다. 시의 이번 책무는 이를 대폭 개선하는 일이다. 섬 관광 요건을 남다르게 구성해 섬을 찾는 이들에게 추억거리를 많이 쌓게 하면 좋겠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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