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무고사.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가 후반기 반등을 위한 최고의 깜짝 카드를 내놨다.

인천 구단은 2022시즌 여름 일본 J1리그 비셀 고베로 떠났던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가 친정으로 복귀했다고 10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5시즌까지다.

이날 무고사 입단 발표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생방송 형식으로 진행됐다.

IUFC TV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은 이날 무고사의 입국 및 입단 발표 장면을 생중계했다.

팬들은 유튜브 생중계 채팅을 통해 오피셜 소식을 반겼고 무고사와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공항에서 현장 입단 발표를 한 것은 국내 최초다.

한 팬은 “창단 20주년을 앞두고 인천은 처음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만큼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계속 부진했다. 무고사가 앞으로 남은 기간 인천의 도약을 이끌어 줄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는다”며 반겼다.

앞서 2018시즌 인천에 입단한 무고사는 5시즌 동안 129경기에 출전, 68득점 10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2020시즌 9월, 2022시즌 2~3월과 4월에 각각 K리그 1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면서 인천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또 2019~2021시즌 3년 연속 K리그 시즌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인천과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8년 몬테네그로 올해의 선수상 2위, 2019년 몬테네그로 올해의 선수상 1위를 각각 차지하며 자국에서도 스타 반열에 올랐다.

주가가 오르던 2022시즌 6월, 무고사는 바이아웃 조항을 활용해 구애를 펼친 일본의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당시 고베를 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강등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본 무대를 밟은 그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술 문제 등의 이유로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K리그 대표 외국인 공격수로서 이름을 날리던 그의 존재감은 시나브로 사그라들었다. 전력 외로 분류되는 고된 시간이 이어졌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인천은 전달수 대표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며 그의 복귀를 추진했다.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몬테네그로에서 열린 무고사 결혼식에 직접 다녀왔다.

이미 팀을 떠난 선수임에도 ‘오랫동안 인천 구단과 인연을 맺은 선수’라는 이유로 축하를 아끼지 않았고, 당시 인천 복귀에 대한 의견도 나누는 등 관심과 애정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고베는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면서까지 영입한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를 데리고 올 때 지불했던 이적료를 인천 구단이 그대로 주면 그를 놔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천은 그를 원했지만, 이 조건을 충족시킬만큼 금전적인 여유는 없었다.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상황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다 인천 구단이 묘안을 냈다.

인천은 지난 7월 2일 고베 구단에 “FA(자유계약) 예정 선수인 무고사와 2024년도 계약에 대한 교섭을 시작하겠다”는 의향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고베의 태도가 달라졌다.

무고사가 인천 구단과 2024년 계약에 합의할 경우,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료를 받고 그를 타 팀으로 보낼 수 없어지므로 고베는 결국 합의 하에 상호 계약 해지를 제안했다.

무고사도 남은 잔여 연봉을 전액 포기하면서 고베의 제안을 수용, 인천 복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무고사는 특히, 올 초부터 이어진 국내외 다수 구단의 러브콜을 모두 거절하며 인천 복귀만을 추진했다.

결국 무고사는 1년 만에 인천 품으로 돌아왔다.

그의 합류로 인천의 공격 옵션은 매우 견고하고 다양해 질 전망이다.

지난 1년 동안 리그 5경기, 리그컵 2경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떨어진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남았지만,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고사는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코치진 및 동료와 함께 다 같이 뭉쳐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고 싶다. 나의 복귀를 기다려 준 최고의 인천 팬과 시민께 감사하다. 조성환 감독님의 모토처럼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여전히 인천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고사는 이전 자신이 달았던 등번호 9번을 달고 피치 위에 나설 예정이다.

복귀 후 처음으로 갖는 팬들과의 만남은 오는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 1 2023 23라운드 홈경기에 진행된다. 인천 구단은 이날 홈경기 식전 행사로 무고사의 사인회와 입단식을 준비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