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랄라 치킨 창업 문의 광고를 왜 지하철 개찰구에서까지 봐야 하나요?"

5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수인분당선 매교역 개찰구.

가로 5cm, 세로 20cm 크기의 검정 배경 노란색 글씨가 눈에 띄는 해당 치킨집 창업 문의 광고 스티커가 모든 개찰구 위에 떡하니 붙어 있었다.

비슷한 시간, 지하철 1호선 수원역과 수인분당선 수원시청역 등 몇몇 역사 개찰구를 확인해보니 공무원 준비 학원, 전자제품 회사 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광고물이 개찰구 위, 앞쪽을 점령했다.

이 같은 일은 지하철 내 광고, 매장 임대 계약 등을 담당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유통에 의해 벌어졌다.

코레일유통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이달 말까지 광고대행사와 입찰 계약을 통해 수인분당선, 경부선, 경의중앙선 등 11개 노선 254개 역사 일부 개찰구에 광고를 부착했다.

광고물은 두 가지 형태로 액자형은 2500개 이상, 스티커형은 2800개 이상 부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액은 액자용은 한 면당 5만 원, 스티커형은 4만원으로 각각 1억2500만 원, 1억1200만 원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이용객은 지하철을 탈 때마다 원치 않는 광고를 강제로 봐야 하는 게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출퇴근 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김 모 씨는 “보고 싶지 않은데도 교통 카드를 찍을 때마다 광고가 강제로 눈에 들어온다”며 “가뜩이나 역사 안에도 광고가 많은데 입구에서부터 봐야하는 게 짜증이 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최 모 씨도 "지하철역사가 각종 광고로 점령당하는 듯하다"며 "다중이 이용하는 만큼 상업 광고가 아닌 공익 광고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적자 발생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있고, 시민들의 광고 피로감은 ‘내 알 바 아니다’는 식이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입찰 계약 승인을 받아 개찰구에서 광고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역사 내부에 있는 일반 광고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부터 적자가 발생해 유동 인구가 많은 개찰구에서도 광고가 붙은 것”이라며 “이달 말 계약이 만료되면 새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