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형태 '늦게 낳고 적게 낳는' 추세
국회, 저출산·고령화 관련법안 속속 발의
전국 지자체, 다자녀 기준 3명 → 2명 완화
인천도 검토 중…인구유입정책 마련 분주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산형태는 '늦게 낳고, 적게 낳는' 모습이다. 35∼39세, 40세 이상 여성의 출산율은 증가하는 추세고 둘째와 셋째 아이 이상은 감소하고 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으로 대도시가 낮은 모습이다. CNN은 “한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0.78명으로 일본(1.3명)이나 미국(1.6명)보다 훨씬 아래”라고 언급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전국 광역지자체들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다자녀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하는 추세다. 서울과 부산은 사실상 확정상태고, 인천은 준비중이다.
#한국, 1분기 합계 출산율 0.81명…지난해 0.78명
지난 5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치웠다.
통계청은 지난 3월 2023년 3월 인구 동향에서 올 1∼3월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81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0.81명은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0.87명)보다도 0.06명 적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를 말한다. 2019년 1분기 1.02명을 기록한 이후 16개 분기 연속 1명을 밑돌고 있다.
한국에서는 '늦게 낳고, 적게 낳는' 추세다. 1분기 출산 여성의 연령을 보면 30∼34세 여성의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이 76.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 82.7명 대비 6.7명 줄어든 수치다. 25∼29세 출산율은 23.6명으로 작년보다 3.6명 줄었다. 24세 이하 출산율도 2.3명으로 0.5명 감소했다. 반면 35∼39세 여성의 출산율은 48.4명으로 작년보다 0.6명 늘었다. 40세 이상도 4.5명으로 0.1명 상승했다. 1분기 출생아 가운데 첫째 아이는 전체의 63.8%를 차지해 작년 동기 대비 2.1%p 늘었다. 반면 둘째와 셋째 아이 이상은 각각 1.7%p, 0.4%p 감소했다.
합계 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줄곧 OECD 국가 가운데 합계 출산율 꼴찌를 기록중이다.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으로 합계 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OECD 평균 합계 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졌다. 2018년(0.98명)에는 0명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에 걸쳐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CNN은 “한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0.78명으로 일본(1.3명)이나 미국(1.6명)보다 훨씬 아래이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며 노동가능인구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대책도 2자녀로 확대…뒷받침할 입법체계는
21대 국회에 발의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저출산기본법)은 총 29건이다. 19대(11건), 20대(25건) 국회보다 더 많은 법안이 제기됐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저출산기본법은 신혼부부에게 주택구입·임차비용을 빌려주고, 10년 내 아이를 낳으면 대출이자를 면제하고 2명 이상을 낳을 경우 대출금 일부 또는 전액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식 출산대출' 모델을 도입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출산 수당·지원금 등을 주자는 내용이 주를 이뤘던 과거 저출산기본법 개정안들보다 훨씬 파격적인 셈이다.
저출산의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경제적 부담 완화 ▲원활한 육아환경 조성 ▲가족범위 확장 등 저출산기본법 틀을 뛰어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출산 장려 법안들도 보인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내국인과 중국동포 중심인 가사근로자 시장을 외국인 근로자로 넓히는 게 골자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지 않는 가사사용인으로 간주해 월 100만원 안팎의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인 입주도우미를 고용, 맞벌이 가구 최대고민인 돌봄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출산율을 높이고 비혼 출산을 장려하자는 입법논의도 시작됐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30여성을 중심으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사회인식이 확산하는 시점에서 비혼출산의 법적보호 근거를 마련하고, 난임 부부로 한정된 보조생식술 지원 범위를 임신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한국의 비혼출산율이 2%대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40%)보다 극히 저조한 만큼, 비혼출산을 활성화하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반영됐다.
공공시설 등에서 어린이를 동반하면 긴 줄을 서지 않고 별도의 입구로 입장토록 하는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출산후 육아휴직 의무화(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등도 검토되고 있다.
#서울, 부산은 다자녀 기준 2자녀로 완화, 인천은
정부와 전국 광역지자체들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다자녀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다자녀 기준을 3명에서 2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난임 대책, 4월 임산부 지원에 이어 저출생 대책 3탄이다. 안 낳는 가정도 있지만, 아이를 가진 가정도 한 자녀만 낳고 둘째와 셋째는 낳지 않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자녀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하면 2자녀 가정도 서울대공원, 서울시립과학관 등 시가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 운영하는 13개 공공시설의 입장료와 수강료 등을 무료 또는 반값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교통비 등을 할인받을 수 있는 '다둥이 행복카드' 발급 연령을 13세에서 18세 이하로 혜택범위를 넓히고 '뉴 다둥이 행복카드'로 업그레이드 해 교통비, 문화시설 이용료, 학원·서점·스터디카페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선정 시 5자녀 이상에 부여했던 최고 가점(5점)을 3자녀 이상으로 완화하고, 2자녀 이상 가족에게는 기존 2점보다 1점 많은 3점을 부여한다. 우선공급 대상도 미성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 가구로 변경한다.
교통비와 주거비 등 필수항목 부담을 완화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초저출생 상황에서 아이 키우느라 고군분투하는 다둥이 부모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다.
부산시는 10월부터 다자녀 가구 기준을 현재 19세 미만 자녀 3명에서 2명으로 조정한다. 현재 2만5000가구, 13만여명에서 10월부터 15만7000여가구, 65만여명으로 혜택이 늘어난다.
둘째가 19세 미만일 때 공영주차장·체육시설·체육회관 50% 감면, 청소년시설 50~100% 감면, 부산여성회관·부산문화회관 우선 접수·면제,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관람료 면제, 육아종합지원센터 이용료 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다자녀 가족 우대 참여업체가 운영하는 주유소·학원비·학습지·병원·약국·음식점 할인 혜택도 2자녀로 확대하고 더 많은 지역업체가 참여하는 '뉴 가족사랑카드'로 개편한다. 이어 내년부터 19살 미만 2자녀 가구는 연간 30만원, 3자녀 가구는 연간 50만원에 해당하는 교육포인트가 지급된다. 교육포인트는 학습교재 구매, 인터넷 강의, 학원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경북도는 지난 5월 다자녀 기준을 완화하는 조례안을 제정했다.
인천시도 내부적으로 다자녀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예산 증액 폭이 커 당장 조례 개정은 어렵지만 늦지 않은 시기에 도입을 고려중이다.
현재 인천시는 인천의 인구정책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특화형 경력단절예방 지원사업이나 난임, 산모신생아를 위한 사업, 부모급여, 아이돌봄 서비스, 신혼부부 주거지원 사업 등 특색사업을 진행중이다.
인천은 합계 출산율 등 출생관련 수치는 낮지만 대표적인 인구유입도시로 분류된다. 재외동포청 유치를 계기로 1천만 인천시대를 맞겠다는 비전도 수립돼 있다. 법무부에서 추진중인 이민청 유치도 계획중이다. 대표적인 저출산 고령화 정책으로 꼽히는 인구유입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지역적 여건도 마련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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