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리 정치부 기자
▲ 정혜리 정치부 기자

인천 서북쪽으로 191.4㎞,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하늘길이 더해질 날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공항 건설사업이 예타를 넘을 때만 해도 어렴풋이 그려지던 것이, 최근 국토부가 기본계획 수립용역 등을 추진하며 더 실감이 나는 요즘이다.

백령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취재 중 만난 이들이 “제주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섬”이라고 입을 모았던 걸 보면 '보물섬'이란 별칭도 과언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러한 백령도는 오는 2027년 공항 개항으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 된다.

접근성 개선으로 많은 이가 섬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이를 대비해 관광·숙박·레저 등 여러 기능을 담은 공항 배후부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배후부지 개발은 시가 계획한 백령공항 건설 참여와 운영권 확보 등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시는 공항운영권 확보를 정부에 지속 건의해왔고, 국토부는 이를 일부 수용해 기본계획 용역 과업 상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문제는 속도차다. 시가 배후부지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공항 개발 참여 및 운영 근거, 계획 등을 마련하고 국토부가 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마무리 짓기 전까지 제시해야 하는데, 시의 용역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당초 시는 1차 추경을 통해 용역비를 확보할 구상이었지만 용역심의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그 사이 국토부는 관련 절차를 속도감 있게 밟아가고 있다. 운영 전권 확보까지 노리는 시로서는 빠르게 예산을 확보해 운영권 관련 과업을 수행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여전히 예산 확보는 불투명해 국토부 속도를 따라잡을지 의문이다.

지자체의 공항 운영 사례는 국내에 전무하다. 흰 날개(白翎)를 달 백령의 미래에 인천시도 '최초'란 역사를 함께 쓰게 될까? 정부의 시간은 흐른다. 속도가 관건이다.

/정혜리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