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표면처리 선도…뿌리산업 경쟁력 키운다

서구 오류 검단산단 120개 기업 입주
폐수처리장·대기환경 방지 설비 갖춰

농도 표준화 100㎡ 공동실험실 운영
800~900t 악취관리 비용 절감 효과

젊은 인력 확충·낡은 규제 개선 과제
이영규 이사장 “업계 권익보호 최선”
 
▲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에서는 도금액별 맞춤 분석을 통해 도금불량 및 도금액 이상의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찾아주는 도금액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에서는 도금액별 맞춤 분석을 통해 도금불량 및 도금액 이상의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찾아주는 도금액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인천시 서구 오류동 검단산업단지에 조성된 인천표면처리지식산업센터(요진 코아텍)에 입주한 100개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2013년 인천표면처리센터 사업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그해 12월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2017년 3월 준공된 인천표면처리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표면처리업에 적합한 폐수처리장, 대기 환경 방지 설비 등을 갖췄다. 현재 센터에 입주한 기업은 초창기 보다 크게 증가한 120개다. 조합은 센터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원 등록을 독려하고, 협동조합의 공동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조합으로부터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 본다.

 

표면처리업계 현실 반영한 제도 보완 시급

인천표면처리지식산업센터는 유해물질 관리가 어려운 표면처리 산업 집적화와 안전한 관리를 위해 2017년 설립됐다. 표면처리 업체는 인천지역에만 약 550개, 수도권 전체로는 2500여개가 흩어져 있다.

인천표면처리센터는 2만6400㎡에 연면적 15만㎡,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대규모 공동대기설비, 폐수처리장 등 환경설비와 함께 국내 최대 표면처리센터로 자리 잡았다. 센터로 밀집화되면서 협동조합은 농도 표준화를 위한 공동실험실 운영 사업을 시작하는 등 조합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센터 지하 1층에 마련된 100㎡ 규모의 실험실에서는 입주 업체들의 약품 배합 데이터 분석 업무를 수행한다. 표면처리용 용재의 배합비율 표준화, 데이터화 및 통계화 등 체계적 관리를 통해 표면처리업체 경쟁력 제고를 이끌었다. 또 공동폐수처리시설 관리를 통해 하루에 800~900t 등 악취 관리 비용 절감 효과를 꾀했다.

표면처리센터는 환경 관련 법 규제로 인해 인천시에서 지정해주는 위치에만 뿌리내릴 수 있다. 보통 건축 허가를 받는 데만 1년 정도 소요되며 착공에서 준공까지 준비 과정만 약 5년이 걸린다. 산업 특성상 분류코드 지정 등 입주 가능 업체 요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대구 불산 누출사고 발생 이후 환경부는 2015년 1월 화학물질관리법을 제정하면서 2017년 12월 말까지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들이 사고에 대비한 제반 설치를 갖추고 자진신고를 통해 영업허가를 받도록 했다.

강화되는 환경법과 새 화학물질 개발에 따른 안전 관련 인프라 비용을 비롯해 약품비, 인건비, 폐수처리비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의류,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부자재 등 여러 산업 분야를 아우르던 입주 업체들의 일감은 줄었다. 입주 업체 입장에서는 센터 입주를 위해 공장 분양, 설비 투자 등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을 투자했지만, 개별적인 조합원들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화학물질관리법, 대기보존법 등 법률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보니, 제조업 현장에서는 모든 법률 요건을 따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인천표면처리센터 관리위원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영규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은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1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기술인력 1명을 의무고용해야 하고, 유해화학물질 관련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며 “같은 법 내에서도 규제 사항이 많다보니 10명 인력 규모의 사업체에서 기술인력, 유해화학물질관리자 고용 및 교육시행, 취급자 교육 요건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시설과 규모를 최신식으로 바꾸었다면, 불필요한 낡은 규제는 과감히 손을 봐야 기업들도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다양한 분석장비를 이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석장비활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다양한 분석장비를 이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석장비활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경쟁력 있는 센터에 지원 집중해야

표면처리는 인천 제조기업의 39%를 차지하는 뿌리산업이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용접,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공정기술을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14대 업종을 선정해 모든 제조업의 근간이 된다고 해 일컬어지는 말이다.

2021년 말 기준 인천지역 뿌리산업 기업은 4722개로 전국 뿌리산업 기업(5만1338개) 중 9.2%를 점유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17조9035억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뿌리기업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처리업계의 인력난은 고질적인 문제다. 인천 표면처리인력의 60~65%는 외국인 노동자다. 뿌리 산업은 3D 업종으로 인식되며 내국인들은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인력난도 심화됐다.

이에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5060 신중년 세대를 대상으로 인천시, 고용노동부에서 사업 지원을 받아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 교육'을 실시했다.

중장년 일자리교육은 현장 적응력을 강화해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모델로 표면처리업계는 구인난을 해소하고, 취업 취약계층인 중장년층에는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젊은 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표면처리 산업의 또 다른 과제다.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중소기업벤처부 공모사업인 소공인 공공기반시설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고가의 장비 마련 등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이 큰 표면처리산업에서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표면처리 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넘어 업체 이전에 관한 지원책도 필요하다.

도금산업은 장치산업으로, 장소를 옮기면 새로 시작해야 하는 특성을 지닌다. 장소 이전 시 기존 기계를 폐기 처리해야 한다. 폐기 처리 과정에도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설비 구매에 따른 비용도 발생한다. 장소 이전에 따른 비용도 기본적으로 7억∼8억원 정도 소요된다.

그는 “낙후된 환경에서 젊은 인력을 충원하거나 새로운 시설을 구축 혹은 이전을 꿈꿔도 엄두도 못 내는 업체들이 여진히 많다”며 “인천시 정책자금을 남동산업단지, 검단산업단지 등 제조업체 이전 비용에 지원해서, 좀 더 나은 요건에서 환경 규제를 지켜가며 산업의 경쟁력 향상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정부, 관계기관, 중기중앙회 등을 찾아 개선안을 건의해 화학물질관리법 등 관련법규 개정을 통해 입주 조합원사들이 센터에서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얼마전에는 숙원이었던 조합과 센터 관리위원회를 사실상 통합해 조합 이사장과 관리위원회 회장이 겸직하도록 해 혼선을 방지하고 효율을 극대화 했다.

▲ 이영규 이사장

이영규 이사장은 “아직도 표면처리업계에 대한 편견은 젊은 세대들이 기피하는 업종으로 남아 있어, 인력충원에 어렵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를 채용하는 데에도 정부차원의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병역특례혜택을 강화하는 등 앞으로 업계 발전과 권익보호를 위해 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관련기사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5.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우리나라 관문이 인천국제공항이라면 인천의 관문은 연안부두다. 공항이 생기기 오래전인 1960년대 후반, 늘어나는 무역량을 감당하기 위해 인천내항 개발을 하면서 나온 흙으로 바다를 매립해 연안부두가 만들어졌다. 여객터미널과 함께 연안부두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곳은 인천종합어시장. 싱싱함을 뽐내기라도 하듯 팔딱거리는 생선들이 점포마다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1981년 10월 어시장 활성화와 상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은 어시장 이전이라는 중차대한 사업을 이끌며, 어시장이 써나갈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4. 경인서울식품산업사업협동조합 지난 2021년 10월 출발을 알린 경인서울식품산업사업협동조합은 올해로 2주년을 맞은 새내기 조합이다. 인천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오며 역사를 자랑하는 형님 조합들 사이에서 그에 못지않은 노련함과 열정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수도권 최초의 복합 식품단지인 인천 서구 아이푸드파크 입주기업들을 중심으로 인천시민에게 질 좋은 식품을 제공함은 물론, 이를 뛰어넘는 지역 식품의 세계화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완성형 인천식품산업단지 절실인천 서구 금곡동에 위치한 인천식품산업단지(아이푸드파크)는 수도권 최초이자 최대 규모 식품산업단지로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복합경제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지상좌담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정부, 정치계, 금융계, 중소기업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복합경제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지상좌담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현재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했다. 지상좌담회는 대·내외 경제환경 분석, 인천경제 점검 및 활성화 방안, 기관별 추진사업 등 3개 분야에 대한 전문가 답변으로 구성됐다. 대·내외 경제환경 분석Q1. 3고 현상(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이 발생한 이유는?윤영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3. 인천뷰티코스메틱사업협동조합 인천지역 화장품 메이커들이 공동 출자해 운영중인 화장품 공동생산공장 IBC(인천뷰티코스메틱) 센터가 본격 가동 6년차를 맞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제동이 걸렸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준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장 건립에 참여한 기업들의 도전은 진행중이다. IBC 입주사를 기반으로 인천뷰티코스메틱사업협동조합은 올 하반기 협력사 간 공동협업시스템을 구축해 앵커 및 클러스터 기업 협업을 통한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화장품 기획에서 제조, 판매까지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인천 뷰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2. 인천 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 해봤을 거다. 목적지까지 자동차로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을 넘길 때. “차 한 대 있었음, 이런 고생 안 하지”라며 한숨을 내뱉은 날. 마음 같아선 차 한 대 시원하게 뽑고 싶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차 가격에 고개를 저었을 거다.인천모빌리티사업협동조합은 차 구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렌트카 사업자들이 한 데 모인 조합이다. 지난 2021년 3월 탄생한 비교적 젊은 조합에 속한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열정 가득한 인천모빌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1. 인천남동산업용품상가사업협동조합 인천역과 수원역을 잇는 수인선을 타고 '남동인더스파크'역에 열차가 다다르면 차창 밖 제일 먼저 '남동공단 산업용품 상가'라는 큰 간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긴 네모난 건물 네 채가 주르륵 연결된 특이한 모양의 상가에는 600여개의 달하는 업체들이 들어서 철강제품, 전기자재 등 다양한 종류의 산업용품을 판매한다. 우리나라 업체들에서 필요로하는 대부분의 산업용 소모품을 취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990년 후반 조성 이후 어느덧 산업용품 상가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인천남동공단산업용품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7. 인천가구협동조합 인천가구협동조합은 지난 2014년 인천지역 40개 가구 관련 중소기업이 모여 첫발을 뗐다. 당시 가구산업에 급격히 불어닥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뿌리산업인 가구산업을 보호하고자 지역 가구장인들이 뜻을 같이 했다. 곧 설립 10년 차를 앞둔 조합은 그동안의 성과들을 토대로 인천 가구산업을 이끌기 위한 새로운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가구산업의 메카, 인천인천은 국내 가구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오래전부터 인천항을 통해 목재가 들어와 전국 각지로 전달됐다. 1000여개 이상의 목재 및 나무 제품 제조업이 인천 곳곳에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8. 경기인천기계공업협동조합 경기인천기계공업협동조합은 인천·경기지역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굵직한 협동조합 중 하나다. 1962년 설립돼 뿌리산업인 기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대 흐름에 발맞춰 운영하고 있다.환경기계, 냉동공조, 펌프, 무대기계, 운반하역, 기타 산업기계 등을 생산하는 조합원사 292개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기인천기계공업협동조합은 조합원사의 이익 향상과 권익 보호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며, 기계산업의 새로운 미래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 절실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조합은 새로운 100년을 꿈꾸며 다양한 사업과 [인천의 미래, 꿈꾸는 협동조합] 9.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 (끝) 대한민국 최대의 전문기능을 갖춘 물류 유통산업단지인 '인천산업용품유통센터'. 인천 동구에 위치한 센터는 약 10여만평의 너른 대지 위에 산업 섹터별로 건립돼 업종에 따라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다. 모든 종류의 산업용품과 원자재를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역에 산재해 있던 상점들을 이곳에 모았다.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을 고객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업계 활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은 효율적인 단지 관리와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 및 이익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