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부터 1억4000컷 소장
“필름카메라 깊이감 있죠” 자부심
15일 한중문화관서 91번째 개인전
 

“취미로 찍기 시작했던 사진이 이제는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이 됐네요.”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홍기(71)씨는 인천 지역의 어제와 오늘을 담는다. 충청북도 옥천에서 태어난 박 씨는 1957년 큰아버지를 따라 인천에 정착했다. 그는 양복 만드는 일을 하다가 취미로 시작한 사진에 빠져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본격적으로 인천 지역변천사를 담은 것은 1970년부터다. 박 씨는 총 1억4000컷의 필름 사진을 소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무려 90회의 개인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깊이감이 남다르다. 요새 흔히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가 아니라 필름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는 패스트푸드같아요. 디지털카메라는 구매한 이후부터 화소가 점점 떨어져요. 하지만 필름은 그렇지 않고 깊이감이 있답니다. 또 필름에 기록이 되는 것이다 보니 어떤 순간을 기록할 때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셔터를 누르기까지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좋은 사진에는 그 생각들이 고스란히 함께 담기죠.”

인천 지역 곳곳에서 박 씨의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몇몇 작품들이 인천 중구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으로 팔려 전시됐다.

오는 15일 한중문화관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91번째 개인전으로 '사진으로 보는 인천변천사'를 주제로 한다.

박 씨는 수년간 인천 지역의 변화를 사진으로 기록하며 바람이 생겼다. 무분별한 개발들이 앞으로 자제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수년간 인천 지역 여기저기를 촬영해오면서 느낀 게 있다면 어느 날부터 빽빽하게 아파트들이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갯벌을 매립한 곳에 우후죽순 아파트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는 지역의 멋을 살리기보단 죽이고 있는 것 같아요. 개발을 안 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역 특색을 살린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감동 받았으면 좋겠네요.”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