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에너지 절약' 기술…탄소중립 이끈다

▲탄소 저감 '청정 석탄' 기술
양기대 소장 '촉매제' 개발 … 국내·외 '특허'
중·러 석탄발전소 검증 완료 … 영국선 시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서도 소개

▲이산화탄소 감소·비용 절감
한달, 석탄 20만t에 촉매제 200t 섞으면
석탄 절감·탄소거래 등 연 300여억 이득

▲인천 '탄소중립' 실현 앞장
화력발전시설 종료·연료 전환 전제
2045년까지 '탄소 50% 감축' 목표
▲ 양기대 코리아진텍 연구소장이 석탄연소촉매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 양기대 코리아진텍 연구소장이 석탄연소촉매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양 소장은 은박지를 라이터 불로 지진다. 380도가량의 라이터 불에 달궈진 은박지 앞뒤 면에 시커멓게 그을음이 핀다. 불완전 연소로 아주 고운 탄소가루가 덮인 것이다. 양 소장은 은박지 위에 투명한 용액 한 방울을 '똑 '하고 떨어뜨린다. 은박지 밑에다 라이터 불을 다시 댄다. 새까맣게 변했던 은박지가 새하얗게 제 색깔로 돌아온다. 마치 '마술'을 부리는 듯하다. 분명 380도 정도 같은 라이터 불이었다. 하지만 '석탄연소촉매제(ACF-c)'라고 불리는 용액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하나는 불완전 연소로, 또 다른 하나는 완전연소로 갈라졌다.

양 소장은 “열과 이 용액이 만나면 서로 반응해 새 물질을 만들어 같은 온도에서 완전연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 물리적 만남이 아닌 화학적 결합으로 새로운 환경과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양 소장이 발명한 이 촉매제는 2018년 12일 특허증이 나왔다. 그것도 국내 특허청의 특허뿐만 아니라 세계특허도 따냈다.

▲ 중국 화력발전소의 실증실험으로 기술력이 검증된 석탄연소촉매제의 적용을 검토중인 네이멍구  준다덴창 화력발전소 전경.
▲ 중국 화력발전소의 실증실험으로 기술력이 검증된 석탄연소촉매제의 적용을 검토중인 네이멍구 준다덴창 화력발전소 전경.
▲ 석탄연소촉매제의 실증시험을 거치고 있는 중국 현지 발전소 모습.
▲ 석탄연소촉매제의 실증시험을 거치고 있는 중국 현지 발전소 모습.

2021년 10월31일~11월13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다. 각국 정부 및 민간부문 참여자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탈(脫) 탄소 투자에 관한 선언을 주요 내용 하는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를 채택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배출목표(NDC) 상향 안을 발표했다. 탄소 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의 단계적인 감축도 약속했다.

이 당사국총회에서 코리아진텍의 석탄연소첨가제 기술이 소개됐다. 한국인이 아니라 과학자이면서 금융가이자 WHF 유럽 공동의장인 얀리에 의해서였다.

코리아진텍의 석탄연소첨가제 기술은 이미 중국과 러시아의 석탄발전소에서 검증이 끝난 상태였다. 영국 공인기관으로 연소공학최고대학인 'Teesside University'에서 유류계통 시험을 마쳤다.

결과는 이러했다. 컨베이어 벨트로 실어 보일러로 들어가는 석탄 1000t에 1000분의 1인 이 첨가제 1t을 노즐로 뿌렸을 때 같은 열량을 내면서도 석탄사용량을 14.6%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물론 이 촉매제의 값(1t당 350만원)이 있으니 실제 석탄절감률은 5% 정도다.

한 달에 석탄 20만t을 쓰는 발전소는 석탄값으로 500억원을 쓴다. 이 촉매제 200t(7억원 상당)을 석탄에 섞어 쓰면 석탄 절감액(절감률 5%)은 25억원이다. 이 촉매제로 한 달 18억 원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석탄 1t당 2.5t이 나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2만5000t을 감소시킬 수 있다. 석탄사용량 자체를 절감해서다. t당 4만 꼴인 탄소배출 거래권을 참작하면 1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연간으로 따지는 이 촉매제 비용 84억 원을 들여 감소한 석탄사용량으로 216억원, 탄소배출 구매비용으로 120억원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덤으로 이 촉매제는 보일러나 관에 끼는 때도 제거한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에너지 절약 및 탄소저감 청정 석탄 기술입니다.” 당사국총회에서 이 기술을 소개하면서 한 얀리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세계가 알아주는 인천기업 코리아진텍의 석탄연소촉매제 기술력을 한국은 모르고 있다.

인천시는 '2050 탄소 중립 전략'을 세웠다. 큰 틀에서 2018년 대비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를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6천624만3000t(2018년)을 3천331만4000t(2050년)을 줄여야 한다.

인천시는 한발 더 나아가 탄소중립 목표를 2050년에서 5년을 앞당겨 2045년에 달성하기로 선언했다. 이를 위해 시기별 감축 목표 시나리오도 만들었다. 석탄 등 화력 발전시설의 내구연한에 따른 운영종료와 연료전환(LNG)을 토대로 했다.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천시 전체 배출량의 59.2%(3천920만2000t)를 차지한다. 이 중영흥화력 발전시설이 3천231만1344t으로 발전부문의 82.4%, 인천시 전체 온실가스의 48.8%를 배출하고 있다.

인천시는 2030년 연료전환을 전제로 2030년 27% 감축하고, 발전시설 제외를 전제로 40.1%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2040년에는 석탄발전과 복합화력발전 내구연한에 따른 운영종료로 50% 이상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에는 영흥화력 1, 2호기 LNG 연료전환으로 발전부문이 미달성하더라도 전체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인천시 의도대로 석탄 화력의 연료전환이나 내구연한에 따른 운영종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다. 영흥화력 발전시설의 내구연한은 1·2호기가 2034년, 3·4호기 2038년, 5·6 호기는 2044년이다.

이런 기우는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등에서도 나타났다. 2030년 조기폐쇄를 예상했던 영흥화력 1·2호기 내구연한(2034년)을 채우기로 반영됐다. 3~6호기의 에너지 전환도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영흥화력 발전본부의 지주사인 남동발전 측은 내구연한까지 석탄발전(암모니아 혼합연소 20% 포함)을 하다가 이후에는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발전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시의 시기별(2030년, 2040년) 감축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사진제공=코리아진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