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4거래일 연속 하한가 사태
지역 물류그룹 선광 -75.40% 급추락
총수일가 지배 구조…CFD 용이 종목
▲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장치장에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있다./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 장치장에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있다./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지난주 국내 증시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프랑스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인천지역 물류그룹 선광과 대표적 물류기업 세방 등 8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맞았다.

특히 선광 등은 국내 증권사 초유의 4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피해자가 속출했다. 4거래일 연속 하한가 종목이 나온 것은 2015년 6월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8일 종가기준으로 선광은 거래대금이 6777억원에 육박하며 증시 전체에서 4위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2.10% 상승마감했다. 24일부터 28일까지 선광은 -75.40%, 세방은 -58.05%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업종·테마상 공통점은 없지만 SG증권 창구를 통한 대량 매도, 최근 몇 년, 몇 달간 꾸준한 주가 상승, 높은 신용 융자 거래 비율,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통 물량이 적음 등의 공통된 특징을 공유했다.

그래서 '치고 빠지기' 식이던 과거 주가 조작 세력과 달리 약 3년에 걸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최대 1%씩 조용히 사고팔아 시세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한국거래소가 2020년 1월2일부터 최근까지 8개 종목의 최저가와 최고가를 분석한 결과 대성홀딩스는 2020년 2월24일 7550원에서 지난 3월30일 13만9000원으로 1741.06%나 폭등했고, 선광은 최고가 기준으로 최저가 대비 1625.18%까지 급등했다. 유통주식 수가 적어 작전세력이 개입하기 용이했다는 것이다.

이번 8종목은 모두 총수 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기업이다. 특히 선광을 비롯한 7종목은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곳이다. 선광과 세방을 비롯한 6개 종목은 모두 총수와 총수의 개인회사가 공동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대표적 인천기업인 선광은 대주주 지분이 49.17%, 자사주가 12.51%에 달해 대부분의 주식이 대주주와 회사에 묶여 있다. 최대주주 일가 외에는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없으며, 38.3%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하한가 사태를 불러온 차액결제거래(CFD)와 신용거래가 용이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CFD 판매를 제재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

/김칭우·곽안나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