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청소년에 마약 공급하면 최고 사형 구형"
▲ 대검찰청./사진=연합뉴스

"피자 한 판 가격에 필로폰을 살 수 있는 나라가 됐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경고가 나온 뒤 검찰이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범죄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최고 '사형'까지 구형하겠다고 나섰다.

대검찰청은 30일 ▲청소년에 마약을 공급한 사범 ▲청소년을 마약 유통에 가담시킨 사범 ▲청소년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범에 대해 구속기소를 원칙으로 하고 현행법의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최고 사형·무기징역까지 구형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어 청소년일지라도 마약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의료용 마약을 불법유통한 경우엔 구속기소 하는 등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단, 단순 투약 청소년에 대해서는 교육·치료 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청소년 마약중독 예방 교육 강화와 치료재활 지원을 위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의 지역별 수사 실무협의체를 통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마약범죄 및 중독예방 교육을 한다.

또, 부모·교사 등이 '마약 투약' 청소년에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마약류별 투약 시 증상 및 신고·상담 채널을 유관기관과 함께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갈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4년 새 304%, 약 3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사범 증가율이 30%였던 것에 비해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율은 10배나 뛴 것이다.

검찰은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 다크 웹이나 SNS에서 검색 몇 번이면 마약 거래뿐만 아니라 투약 방법을 배울 수 있고 필로폰 1회분 가격이 '피자 한 판' 값까지 낮아졌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마약에 무방비로 노출돼 급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청소년 마약범죄의 급증세만큼이나 이들을 마약중독으로 이끄는 범죄자들의 수법이 교묘해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속여 수험생들에게 필로폰 성분 음료를 마시게 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뿐만 아니라 친구의 딸에게 졸피뎀이 든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 성폭행하거나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이른바 '그루밍 범죄'에도 마약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청소년들이 직접 마약 유통 조직에 가담하거나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케타민 등을 판매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 측은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더는 마약에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단속·처벌을 행할 것"이라며 "이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