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진 사회부 차장.
▲정회진 정치부 차장

'점박이물범', '사곶해변', '심청각' 등으로 유명한 서해 가장 끝 섬인 인천 백령도. 10억년 자연을 품은 이곳에 최근 백령공항 건설까지 추진되면서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백령도를 'K관광섬 육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문체부와 인천시는 백령도를 세계인이 찾는 관광 명소로 육성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관광 섬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으로 사업비로 총 100억원이 투입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천혜의 자연환경에다 백령공항,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되면서 지역주민들은 섬에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령도는 여전히 닿기 힘든 섬이다.

섬과 육지를 잇는 이동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며 최근에는 대형여객선인 '하모니플라워'호 운항이 선령 만료로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이러한 상황이 예견돼 대체 여객선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여전히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옹진군은 이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에게 10년간 지원금으로 180억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선사업계는 “유류비 등 고려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백령도에서 유일한 약국이 지난해 폐업하면서 최근까지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해상 풍력 사업 예정지가 인천~백령 항로와 겹치면서 서해5도 주민들로부터 분노를 사기도 했다. 특히 옹진군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어 임산부는 외래 진료나 분만을 해야 할 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백령도 주민들은 내륙과 연결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고 하더라도 타고 갈 배편이 없으면 K관광섬도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다.

/정회진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