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내부 논의 없이
재개발 담당부서 건설본부 이관
정부 “인천 내항 해결안 못찾아”
IPOC “1·8부두 공식 협의 없어”
인천내항 항만재생사업은 십 수 년 동안 지역사회와 인천항의 '뜨거운 감자'였다.
재개발 여부에서 출발한 갈등은 범위, 사업 주체, 사업방향, 매각 여부 등으로 옮겨갔다.
2022년 지방선거를 통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화두가 됐다.
전문가 자문과 여러 논쟁 끝에 인천시가 1·8부두 수변부 매각대상 용지 상당 부분을 매입하기로 내부 결정을 세우면서 역사성과 개방성을 강조하는 저밀도 개발 가능성이 커졌다.
대상 부지를 재개발 대상지인 1·8부두로 한정하고, 인천역과 동인천역까지 포괄하는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로 사업 방향을 정하면서 항만업계와의 갈등을 피하면서도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인천내항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경제자유구역 확대·지정 문제는 향후 과제로 남겨졌다.
이에 인천시는 올 10월15일 인천시민의 날을 기점으로 1·8부두를 시민의 품으로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했다.
지난해 2월 해수부와 인천시, 인천항만공사가 인천내항 1·8부두 항만재생사업과 관련한 기본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기본 틀을 잡고, 올 7월부터 보안구역을 다시 설정해 펜스를 치는 것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정해졌다.
하지만 내항 1.8부두가 시민의 품으로 환원되고, 이를 기반으로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인천시, 해수부의 계획은 인천항만공사의 미숙한 행정 탓에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내항 1·8부두 재개발 담당 부서를 경영본부에서 건설본부로 이관했다.
또 인천시, 해수부(인천지방해양수산청)와 1·8부두와 개방과 관련해 수년간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기와 방안까지 도출했지만 정작 내항 운영회사인 인천내항부두운영주식회사(IPOC)와는 최근까지 공식적인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실제 인천시는 지난해 2월 해수부, 인천항만공사와 1·8부두 항만재생사업과 관련한 기본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우선개방의 경우 보안구역 해제 및 개방을 위한 선결과제들로 인해 불투명해 보였지만, 2021년 9월부터 기관 합동회의를 추진하고 협의를 이어나간 결과 이번 협약을 통해 2023년 7월에 내항을 개방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항만공사만 이 같은 사실을 IPOC에 숨긴 채 사업을 진행했거나, 임대차계약서대로 계약 갱신을 2달여 앞둔 4월 말쯤 이를 통보하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인천내항은 10개 부두 운영회사(TOC)가 개별적으로 인천항만공사와 5년마다 부두운영계약을 갱신하며 운영됐다.
물동량 감소 등에 따른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노·사·정의 공감대가 형성돼 2018년 9개 부두운영회사가 IPOC를 설립하게 된다.
항만공사와 IPOC는 2018년 6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며 1·8부두는 재개발 착공 시점에 맞춰 임대차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1·8부두 재개발은 인천항만공사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고, 아직 개발의 기본 방향조차 정립하지 않은 상태다.
노·사·정 합의서에도 5년 뒤 계약 종결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결국 6월30일 임대차계약은 갱신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천시·해수부·인천항만공사의 계획대로 1·8부두를 개방하기 위해서는 보안구역를 다시 설정하고 펜스를 설치해야 하는데 임대면적 10만㎡ 축소에 따라 현대제철, CJ제일제당, TS대한제당 등의 작업 중단은 물론 항만 노동자 7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사정이 다급하게 진행되자 해수부는 최근 인천내항을 방문, 상황을 점검했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수출형 철강을 야적할 대체 장소를 찾는 게 시급하다.
하역현장에서는 대체 항만을 찾기도 힘들지만, 찾는다 하더라도 최소 1년이상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 개방에 앞서 선행돼야 할 보안구역 조정협의와 펜스 등 보안시설 설계 등 실무적인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IPOC 관계자는 “해수부 주관 내항 재개발 시민협의회에 참여하면서 가끔 재개발 상황을 인지한 것 외에는 재개발 방향은 고사하고 1·8부두 개방 상황에 대해 공식적인 협의가 없었다”며 “최근에야 해수부, 인천항만공사가 참여한 대책회의가 인천내항에서 열렸다. 하지만 물류 프로세스라는 게 몇 달 만에 변경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칭우·김원진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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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항은 지금 중고차랑 곡물위주의 저급 항구로 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