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것과의 결별.'

하은호 군포시장이 지난해 취임 일성에서 밝힌 시민과의 첫 번째 약속이다. 그가 이를 우선으로 꼽은 이유는 시민의 주거환경개선이 가장 큰 숙제로 무겁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공간혁신에 목매는 이유도 다름없다. 지은지 30년 된 산본신도시의 재개발이 그것이다. 취임 1호 결재로 '주거개선 TF'를 신설하고 '주거개선 지원센터'로 확대했다.

그는 시장 출마 전 1기 신도시 재정비특별법 제정을 전국 최초로 주창해 대통령 공약에 포함했다며 자부심이 크다. 이제 법 제정을 앞두고 있다. 그의 변화와 도전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첫 번째 펭귄(first penguin)'으로 설명된다.

하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1기 신도시 특별법'이 '노후도시특별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도시특별법이 가진 한계에 따른 원도심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기존 도시는 신도시가 들어서고도 30년 이상을 소외된 채로 견디고 있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특히 산본의 경우는 용적률을 높여 개발한 신도시다. 특별법에서 또 용적률을 높여 놓으면 격차가 더 커지기 때문에 기존 도시도 그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지만 5개 신도시 지자체는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도지구 지정과 특별법의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용적률을 지자체가 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때 단체장의 역할과 결정이 중요하다.

30년 전 주거환경이 좋아 산본 아파트를 분양받아 지금까지 살아온 그는 지역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치인이라기보다는 행정가로서 포퓰리즘을 철저히 경계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시를 가치 있게, 시민을 행복하게'라는 시정 구호에 걸맞은 백년설계를 하길 기대한다.

/전남식 경기본사 사회2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