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추씨 아내가 천도재가 끝난 뒤 남편의 시신을 버린 농장주를 용서해줬다. 인터뷰하는 동안 잠시 눈물을 닦는 모습.

“(농장주가) 남편의 시신을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많이 났지만, 이젠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18일 분추씨 아내 마리씨는 남양주시에 있는 봉선사에서 남편의 넋을 위로하는 천도재를 끝낸 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남편을 잃은 슬픔 탓에 표정은 상기된 채 피곤해 보였다. 그는 “고맙고, 감사하다”며 두손을 모아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했다.

마리씨는 “남편이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쉴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백영현 포천시장과 여러 단체에서 많은 분이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이 많았다. 남편의 시신을 봤을 때는 정말 화가 많이 났다. 그러나 한국과 태국, 포천시에서 도움을 줘 장례를 치렀다. 베풀어준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천도재를 함께한 농장주 가족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농장주의 아내와 아들이 천도재에서 남편의 명복을 빌어줬다. 너무 고마웠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농장주 부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래서 용서해줬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남편의 시신을 유기한 농장주를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지금도 변함이 없는지 묻자 “모든 걸 내려놨다. 농장주와 남편은 서로 좋게 지냈다. 처음엔 당황해서 그렇게 말했다. 이젠 용서해주고 싶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마리씨는 “한국에서 많은 분이 과분할 정도로 도와줘 추모제와 천도재를 지냈다. 남편도 행복해 할 것 같다”며 “남편의 뼛가루를 태국으로 가져갈 수 있게 돼 행복하다. 태국에 가서 가족과 지인들을 모시고 장례를 치를 거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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