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와이퍼가 15일 회사 청산을 위해 생산설비를 사외로 반출하려고 하자 노동자들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한국와이퍼가 15일 안산시 단원구 해안로 반월국가산업단지 내 1공장 생산설비를 반출하는 과정에 이를 제지하는 노동조합과의 충돌로 노조원 20여 명이 부상했다.

이날 오전 8시쯤 노조원 150여 명과 경찰 700여 명이 정문에 대치한 가운데 사 측에서 회사 청산을 위해 안산공장 내 생산설비를 반출하는 과정에 노조와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 노조원 14명이 팔, 다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고 6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업무 방해 혐의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소속 A씨 등 노조원 4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 등은 이날 오전 9~11시쯤 안산시 단원구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국와이퍼 안산공장 입구 앞에서 공장 내 생산설비를 반출하려고 사 측에서 투입한 작업자 20~30명을 막아서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한국와이퍼 측으로부터 생산설비 반출에 따른 노조 측의 업무 방해 행위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경찰력 투입 요청을 받고 이날 이른 오전부터 한국와이퍼 안산공장 2곳에 경력을 투입했다.

공장 2곳 중 1곳에 대한 설비 반출은 마무리됐으며, 나머지 1곳에서는 반출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해당 현장에 경력 7개 중대를 투입,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있는 한국와이퍼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인 일본 덴소의 자회사로 안산에서 30년 넘게 운영돼 온 기업이었으나 지난해 7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주주총회를 열어 청산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별다른 사전 협의 없이 기업을 청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노조가 "일방적인 청산 발표는 노조 해산이 목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노사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초 노조 측에서 법원에 사 측의 청산 절차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며 "이에 따라 사 측의 장비 반출을 막아서는 행위가 업무 방해 혐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조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와이퍼는 회사 청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지난달 21일 노조에 통보했다.

한국와이퍼가 회사 청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해고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한국와이퍼는 당시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회사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해고를 제외한 자산 처분 등 회사 청산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와이퍼분회는 이날 오후 2시 20분 국회에서 '한국와이퍼 대량해고 사태 관련 공권력 투입 중단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주민 위원장과 같은 당 안산 지역구 김철민(안산상록을)∙고영인(안산단원을) 국회의원도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돌아갔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