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 피해 입은 튀르키예 하타이 지역./사진=EPA, 연합뉴스

지난 6일 발생한 튀르키예(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8일(현지시간) 기준 4만6천 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 내 사망자가 이날까지 4만64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북서부에선 정부와 반군 측 사망자 집계가 수일째 5천814명에서 멈춘 상태로, 로이터 통신은 이를 토대로 양국의 사망자가 총 4만6천456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전날 4만3천858명보다 2천598명 늘어난 수치로, 이들 지역에서 지진으로 인해 파괴된 건물은 26만4천 채로 집계된 상태다.

유누스 세제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장은 "생존자 수색 작업은 일요일(20일)쯤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생존자들은 현재 열악한 대피 시설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의료진은 물, 식량, 의약품 부족으로 인한 전염병 발생 등 '2차 재난'을 우려하고 있다.

파렌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부 장관 역시 "이제 우리의 우선순위는 공중 보건을 위협할 수 있는 환경과 싸우고,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많은 외국 구조팀이 귀국하고 튀르키예 당국 중심으로 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외신을 통한 가슴 먹먹한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생한 규모 7.8 강진으로 집이 흔들리자 아흐메트의 가족은 탈출을 시도했으나 순식간에 집이 무너지면서 가족 모두 잔해에 깔렸다.

아빠인 아흐메트는 발이 심하게 다쳐 아들이 지르는 비명에도 도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건물 잔해가 아흐메트의 목 높이까지 쌓였다.

다행히 아흐메트 곁에 있던 4살 딸 가다는 거의 다치지 않은 상태였다.

아흐메트는 나흘째 되던 날, 이제 구조될 가능성이 없다며 딸에게 말을 건네자 어린 딸은 오히려 의젓하게 아빠를 격려했다.

▲ 재회한 아흐메트와 가다 아이얀 부녀./사진=튀르키예 DHA 통신 트위터 영상 캡처

"아빠, 울지 마세요. 마음 편히 가지세요. 꼭 구하러 올 거예요."

어린 딸은 자신의 아빠에게 어딘가로부터 들어오고 있는 빛을 계속 볼 것을 얘기했고 그 순간 갑자기 사람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딸 가다는 찰과상도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히 먼저 구조됐고 이후 아흐메트도 구조됐다.

그러나 아흐메트가 병원서 입원해 치료받는 동안 가다는 복지관으로 보내져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이후 아흐메트는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SNS 등을 통해 수소문해 겨우 여드레 만에 딸과 만날 수 있었다.

아흐메트는 어린 딸 덕분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려 살아날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흐메트의 아내와 아들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