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대중교통에선 의무
감염 취약층 아직 우려 분위기
전문가 “아동 언어 발달엔 도움
고령 환자들은 위험 착용 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제한 없는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된 6월20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죽동 대전보훈요양원에서 한 노부부가 면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난해 6월20일 대전시 유성구 죽동 대전보훈요양원에서 한 노부부가 면회하고 있다(위 사진은 아래의 본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지난 27일 오전 인천 연수구노인복지관.

이곳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실내외 가릴 것 없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심장 질환이 있다는 김모(86·여) 할머니는 “코로나19에 걸린 적은 없지만 후유증이 무서워 운동하거나 집에 있을 때도 마스크를 쓴다”며 “이제 실내에선 꼭 안 써도 된다지만 계속 쓰려 한다”고 말했다.

복지관 내 탁구장에서 만난 최모(70) 할아버지 역시 “탁구 치다가 숨이 찰 때만 잠깐 마스크를 벗는다”며 “한여름이 되기 전까지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30일부터 의료기관과 대중교통 등 몇 곳을 제외하고 그간 실내 공간에 적용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하는 방역 지침을 시행하는 가운데 감염 취약계층이 찾는 시설에선 여전히 집단 감염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9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는 노인복지관 10곳과 노인문화센터 15곳, 노인대학 20곳 등 노인 관련 시설이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 시설이 마스크 착용 의무 대상에서 빠지게 돼 기관마다 방역 조치를 두고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연수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감기가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실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관에서도 착용을 적극 권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집도 비슷한 상황이다. 바뀐 방역 지침에 따라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과 그 외 종사자들은 이제 마스크를 꼭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아동 안전을 위해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장 반응이다.

최경애 인천시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바뀌어도 보육교사들은 계속 쓸 것 같다”며 “마스크가 기관지를 보호해줘서 감기에 걸린 아동들이 많이 줄어든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마스크 착용 지침을 두고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인천시민들이 주를 이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하루 확진자 3만명대인 시점에서 착용 권고는 이르다”는 반대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마스크 사용으로 아동들의 언어 발달 장애와 같은 부작용들이 있었던 만큼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은 적당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변이보다 사망률이 낮아도 고령 환자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창욱·이나라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