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란 제목의 책은 참 많다. 그만큼 호기심을 일으키고, 지적 자극을 주기 충분하다. 내게도 <독살로 읽는 세계사, 엔리너 허먼 저>와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헨렌 M.로즈와도스키 저>, <등대의 세계사, 주강현 저> 등 <∼세계사>란 책이 있다.
이번에는 <몸으로 읽는 세계사>이다.
“다른 게 묶여 새로운 게 된다”는 통섭의 전령사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가 추천하며 화제가 된 책, 책은 “근자에 읽은 역사책 중 재미로는 단연 압권!”이라는 최 교수의 추천사로 묶여 있다.
이 책을 쓴 캐스린 패트라스, 로스 패트라스 남매는 구석기 시대부터 얼마 전 현재까지 역사의 변곡점은 '몸'과 관계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패트라스 남매는 프랑스 수학자 블래즈 파스칼이 던진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더 낮았어도 세계의 형세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의문에서 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은 술술 읽힌다. 각 장마다 세심한 역사적 배경까지 더했다.
역사의 흐름만 꿰차고 있다면 읽는 데 무리 없다. 다소 억지 같지만, 이런 책은 또 그런 게 재미 아닐까.
첫 시작은 '구석기 시대 여성의 손'에서 시작된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핸드 스텐실에 품은 숨은 뜻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장은 '인간의 형상을 예술적으로 상징한 것 중 세상에 알려진 최초의 예술 형태'라며 끝을 맺는다.
'마르틴 루터의 장(腸), 화장실에서 탄생한 종교개혁'은 딱딱할 종교개혁에 위트를 더했다.
'종교개혁은 변비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으로, 마르틴 루터(1483∼1546)가 심한 변비로 고생했기 때문에 종교개혁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게 설명이다. 루터가 변기 위에 앉아 긴 시간 고통스러워하며 면죄부 판매를 비롯한 교회의 다른 부조리를 깊이 생각했고, 20세기 일부 프로이트 학자의 연구 성과를 들어 “루터의 가득 찬 장이 종교개혁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했다.
여기에 '조지 워싱턴의 의치'에서는 노예해방을 지지한 그의 틀니는 정작 노예 치아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헨리 8세의 두 번째 아내 앤 불린이 교수형 당한 후 심장만 따로 묻혔을 가능성을 제기한 '앤 불린의 심장', 근친혼으로 흥하고 망한 '카를로스 2세의 합스부르크 턱' 등이 담겼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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