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피자 가게에서 고객 클라우디오를 위해 준비한 밀가루와 물./사진=SNS 캡처

 

"피자는 결국 밀가루와 물일 뿐인데 1인분에 2,000페소(한화 6,600원)? 권총 강도급이다!" (클라우디오)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일간지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 위치한 오래된 피자 가게 고객 평가에 피자 가격이 비싸다며 별점 테러가 올라온 일이 있었는데 이에 해당 가게가 재치있는 대응을 해 눈길을 끌었다며 보도했다.

지난 20일 오랫동안 고객들과 함께해온 아피아 피자 가게는 클라우디오라는 고객이 올린 리뷰와 그가 부여한 가게 별점이 포함된 게시글을 가게 계정 SNS에 올렸다.

밀가루와 물, 그리고 클라우디오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찍은 사진과 함께 올라온 이 글은 현지 누리꾼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가게 주인은 "클라우디오,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게임을 하나 제안하겠다. 당신이 그것을 성공할 경우 평생 무료 피자를 줄 것을 약속한다"고 하며 글을 시작했다.

게임은 바로 1ℓ의 물과 1킬로의 밀가루를 준비할 테니 가게에 와 1시간 내로 그가 원하는 피자를 만들라는 것이다.

‘그가 리뷰에 적은 대로’ 오직 밀가루와 물로만 피자를 만들어야 하며, 그 어떤 추가 재료도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성공할 경우 평생 무료 피자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추가로 직원을 고용할 수도 없고, 전기나 가스는 물론 땔감도 사용할 수 없으며 가게를 짓거나 오븐을 사거나 58년간 가게를 유지해서도 안 된다면서 가게 주인은 오랜 전통을 이어온 자신의 가게에 대한 자부심과 피자를 만드는데 발생하는 여러 부수적인 비용을 센스 있게 에둘러 표현했다.

끝으로 그는 "이 글이 불쾌했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58년 동안 세계 최고의 피자를 만들어온 우리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만약 우리가 어떻게 피자를 만들고 왜 그 가격이 나오는지 궁금하면 언제든 우리 가게로 와라"라며 "저녁때 보자"고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무려 94.8%라는 믿기 어려운 숫자를 기록한 아르헨티나는 국민 대다수가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고 가격 인상에 예민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반응은 대부분 이 오래된 피자 가게의 슬기로운 대응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날 클라우디오라는 고객은 결국 가게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피자 가게는 그날 자정까지 '클라우디오 할인 행사'를 열어 클라우디오 이름을 대고 피자를 주문하면 15% 할인을 해준다고 공지를 해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