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릿한 용의자의 모습./사진=토론토 경찰 제공, 연합뉴스

5년 전인 2017년 12월, 캐나다 억만장자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초기 경찰은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등 혼선을 빚으며 제대로 된 실마리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고, 이를 보다 못한 유족은 거액의 포상금을 내걸어 사건 해결에 직접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복제약 전문 바이오기업 아포텍스의 설립 배리 셔면과 부인 허니 셔먼의 아들인 조너선이 최근 부모의 사망 5주기를 맞아 사건 관련 제보를 호소하며 2천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25억4천만 원의 포상금을 추가로 내걸었다.

이 결과 유족이 제시한 포상금은 과거 약속한 것까지 포함해 총 3천500만 달러, 우리 돈 약 455억5천만 원이 됐다.

2017년 12월 15일 캐나다 토론토 노스요크에 위치한 셔먼 부부의 3층짜리 저택을 둘러보던 부동산 중개인이 실내 수영장 난간에서 배리 셔먼 부부의 변사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고인들은 이미 이틀 전부터 주변과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사망 시점 배리 셔먼의 자산 규모는 30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1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당시 현지 경찰은 현장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없던 점, 부검 결과 목이 졸린 것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나타난 점 등을 들어 "이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해 다루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자살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이후 경찰이 현장 감식 결과를 토대로 셔먼 부부가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말을 바꿔 논란이 일었다.

이땐 이미 시신이 발견된 지 6주나 지난 시점이었다.

게다가 당시 해당 저택에 감시용 CCTV 카메라가 설치돼있지 않았던 것도 초동 수사를 어렵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일각에선 배리 셔먼이 10여 명을 사기 등으로 고소했던 점으로 미뤄 이 사건이 금전적 동기로 인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배리 셔먼의 생전 마지막 목격자가 셔먼으로부터 15만 달러, 우리 돈 약 2억 원을 투자받았다가 사기로 고소당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고인이 친척과 친구 여럿에게 돈을 빌려준 바 있다고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4년이 흐른 작년 12월이 돼서야 현지 경찰은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으나 여전히 수사에 진전은 없다.

영상에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는 인물이 오른발 뒤꿈치를 걷어차는 듯한 특이한 걸음걸이로 셔먼 부부 저택 인근의 눈 덮인 보도를 지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고인의 아들인 조너선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년 전 부모님이 집에서 살해된 후 하루하루가 악몽이다"라며 "이 악행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정의의 심판을 받기 전까지 사건 종결이란 없을 것이다. 포상금을 지불할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