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에 복지관 찾은 A씨
화장실서 의식 없는 상태 발견
현장조사 비상벨 미작동 확인

화장실 벨 설치, 내년 7월 강제화
복지관 “리모델링중 연결 안돼”
구 “시설 정비해야” 의견 전달
▲ 화장실에 설치된 '안전비상벨' 관련 사진.(위 사진은 아래의 본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 화장실에 설치된 '안전비상벨' 관련 사진.(위 사진은 아래의 본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인천일보DB

인천 동구 한 노인복지관에서 80대 노인이 사망한 가운데 당시 사고 현장인 화장실에 설치된 '안전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해당 복지관이 안전 불감증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인천소방본부와 동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인천 동구 송림동 동구노인복지관 화장실에서 복지관 이용자인 A(82)씨가 쓰러진 뒤 숨을 거뒀다.

무료 급식을 배식받기 위해 복지관을 찾은 A씨는 이날 오전 11시15분 화장실로 향했고 약 15분이 지난 오전 11시30분쯤 같은 장소에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문제는 A씨가 쓰러졌을 당시 화장실에 설치된 안전비상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먹통' 상태였다는 점이다.

대다수 노인복지시설 화장실에는 칸막이마다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벨을 누르면 직원들이 상주하는 사무실로 비상 신호가 전달되면서 경보음이 울리는 방식이다.

동구노인복지관의 비상벨 먹통 문제는 최근 A씨 사망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 격으로 단행된 구의 현장 점검 과정에서 드러났다.

구 관계자는 “사고 당시 화장실 내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복지관 측에 비상벨 등을 정비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는 '비상벨 등 안전 관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만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당장 복지관 측에 비상벨 설치·운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여할 수단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조미경 인천재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응급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골든타임 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관련 법령과 수칙에 안전시설 구비와 점검 내용을 촘촘하게 마련해 복지시설 안전망이 제대로 관리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동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올해 초 복지관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했는데 그 당시 비상벨이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상벨 점검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여 관련 시설을 모두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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