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여㎡ 비 안오면 고인 채 썩어
“물 순환 근본 개선책 찾아야”
남동구, 자생 정화식물 베어내
생태 파괴되고 악취만 가득
▲ 해오름 호수가 비가 오지 않으면 유입 원수가 없어 물이 마르고, 근본적인 수질 개선책 없이 고인 채 썩어가며 악취를 내뿜고 있다. /사진제공=독자

인천 남동구 남동소래아트홀 주변 해오름 호수공원이 수질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수질 개선 대책은 없이 보여주기식 환경 개선만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남동구는 지난 2020년 3월 16억 원을 들여 해오름 호수공원(호수면적 4만1720㎡)과 산책로 1㎞ 구간에 대해 산책로 정비와 수변 데크 설치, 야간경관 개선, 경관 분수 확장, 꽃나무 식재 등 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해 2021년 9월 준공했다.

그런데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했지만 정작 호수 수질개선 사업은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현재 해오름 호수공원은 물이 유입되는 원수도 없고 물을 방류할 수 있는 순환 및 수질정화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남동구가 호수공원 수질개선을 위해 한 조치라곤 분수 설치가 고작이다. 즉 4만여㎡ 면적의 호수가 비가 오지 않으면 유입 원수가 없어 물이 마르고, 근본적인 수질 개선책 없이 고인 채 썩어가고 있다.

▲ 인천 남동구 남동소래아트홀 주변 해오름 호수공원이 수질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수질 개선 대책은 없이 보여주기식 환경 개선만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해오름 호수공원 전경. /사진=독자제공
▲ 인천 남동구 남동소래아트홀 주변 해오름 호수공원이 수질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수질 개선 대책은 없이 보여주기식 환경 개선만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해오름 호수공원 전경. /사진제공=독자

게다가 남동구는 환경개선 사업을 하면서 자생하고 있던 수질정화 식물인 부들, 부레옥잠, 오래된 버드나무를 베어 버리고 연꽃을 가득 심어놓았다. 이 때문에 호수공원의 수변 생태는 파괴되고 호수 바닥에 유기물이 쌓여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한 주민은 “호수공원 환경개선을 했지만 자생 식물과 그늘과 멋진 풍경을 제공하던 나무를 베어버려 풍광도 훼손되었고, 산책할 때면 악취가 난다”며 “보여주기식 환경개선에 나설 것이 아니라 물이 순환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편을 호소했다.

한편, 해오름 호수공원과 달리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 호수공원의 경우 한강물을 원수로 받고 있으며, 수질정화시설과 물 흐름을 위한 커낼웨이도 8개소나 설치해 하루 1만6000㎡ 면적의 수처리 용량을 갖추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의 경우 3급수 수질목표를 설정하고 한강 잠실 수중보 상류 자양취수장에서 물을 끌어오며 유입수 처리시설과 방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