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B구역 1780호 건물
인천시·국방부·문화재청 3자협의
“완전 정화 위한 최우선안” 결론

“존치상태 오염 제거 방안 있어”
“시, 책임 회피…보존 의지 없어”
시민단체, 9일 오후 1시 기자회견
▲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으로 추정되는 '1780호 건축물'의 철거 작업이 시작된 8일 작업자들과 장비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부평캠프마켓 B구역 내 조병창 병원으로 추정되는 '1780호 건축물'의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인천시와 국방부·문화재청 등이 3자 협의를 거쳐 “완전 정화를 위한 철거가 최우선”이라는 결론을 낸 것인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론화 없는 일방 행정”이라며 반발 중이다.

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달까지 토양 유류오염 정화를 위한 캠프마켓 B구역 1780호 건축물 철거가 이뤄진다.

유제범 시 캠프마켓과장은 “법적으로 토양 오염을 정화해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철거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냈다. 다만 아카이빙 도면화 작업과 함께 벽체·현관 등 가치 있는 건축물 흔적을 최대한 남김으로써 사후 활용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평캠프마켓 남동쪽에 위치한 1780호 건축물(1324㎡)은 일제강점기 육군 조병창 병원으로 지어진 이후 주한미군 장교클럽 등으로 활용되며 외관을 유지해온 근현대건축물이다.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캠프마켓 공원화를 추진하던 와중 건축물 하부에 유류오염이 확인되며 존치 논란에 휩싸였다.

▲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병원으로 추정되는 '1780호 건축물'의 철거 작업이 시작된 8일 작업자들과 장비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으로 추정되는 '1780호 건축물'의 철거 작업이 시작된 8일 작업자들과 장비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내에서도 오염 정화를 위해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만큼 최대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려왔다. 지난해 6월 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가 건축물을 철거하기로 의결한 이후, 찬반 논쟁이 커지면서 시는 1년 넘게 국방부·문화재청 등과 철거를 둘러싼 3자 협의를 이어왔다. 문화재청과 함께 '기록화 연구 용역'을 통한 아카이빙 작업 등도 진행됐다.

그러다 올해까지인 법정 오염 정화 기간을 이유로 철거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대신 시는 앞으로는 시민 공론화를 통해 캠프마켓 D구역 내 근현대건축물 22동 등의 활용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방적 행정”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오후 1시 부평 캠프마켓 인포센터 앞에서 기자회견도 연다.

김재용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은 “건축물을 존치하면서도 토양 오염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음에도 인천시가 정화 책임 소재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방적인 철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당초 시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겠다던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키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보존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남아있는 캠프마켓 근현대건축물에 대해서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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