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청과물 판매 21년…“정을 주고 정을 팝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보탬 되려
지산지소운동 적극 펼쳐
“전통시장은 고향 같은 곳”
▲ 부평깡시장 은성상회에서 21년째 야채청과물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김명수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 부평깡시장 은성상회에서 21년째 야채청과물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김명수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김명수(65) '은성상회'(부평구 부평 4동 251번지) 대표는 부평깡시장에서 21년째 야채·청과물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김명수 대표와 부인 최성자(64) 씨는 이곳을 생업 터전으로 삼고 아들 둘을 키우고 출가시켰다. 은성상회는 야채와 과일, 꿀 등 농산물을 도소매로 판매하는데, 도소매업을 병행하다보니 하루 일과가 바쁘고 일손이 늘 부족하다. 다행히 큰아들이 가업을 이으며 일을 돕고 있다.

김명수 대표는 은성상회를 개업하기 전까지 건설·기계·공조설비 회사를 운영하던 중소기업인이었다. 사업은 번창해서 태릉선수촌 수영장과 베드민턴 경기장, 빙상경기장 등에 설비 공사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IMF가 닥쳐오자 김 대표가 젊은시절부터 일구어온 사업체는 부도를 맞았다. 그러나 좌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일이 야채·청과물 도매업이다.

김 대표의 하루 일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밤 8시30분께 서울 가락동 농산물경매장으로 물건을 떼러 가서 인천으로 돌아와 밤 11시30분에 가게로 출근해 다음날 저녁 7시까지 꼬박 밤을 새워 장사를 한다. 은성상회는 24시간 쉼없이 돌아가는 셈이다.

▲ 김명수 은성상회 대표는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과 지산지소 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가 부평깡시장 상인회에서 건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기차 생산 유치 응원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 김명수 은성상회 대표는 전통시장 살리기 운동과 지산지소 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가 부평깡시장 상인회에서 건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기차 생산 유치 응원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힘든 시기다. 금리가 오르고 고물가 시대이다 보니 상인들의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적은 이문을 가지고 먹고 사는데 고물가 시대라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저희 가게에 오시는 고객들이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인데 늘 걱정입니다.”

김명수 대표는 은성상회를 찾는 소상인 걱정부터 한다. 그래서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고 지역에서 생산되고 지역 상인이 파는 물건을 소비하자는 '지산지소운동'을 한국지엠노동조합과 상인회와 함께 벌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지엠노동조합의 경우 명절 보너스를 작년에 50억원 올해 30억원 정도의 온누리상품권으로 받아 지역에서 물건을 사면서 상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동주(민·비례) 국회의원도 전통시장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해주시고 있습니다.”

김명수 대표는 예비창업자에게도 장사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잊지 않는다. “우선 손님 응대하는데 친절해야됩니다. 전통시장은 옛날부터 덤이 있는 곳이었으니 손님들에게 고향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정을 주고 정을 판다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응대를 해주면 손님들이 다시 찾을 겁니다.”

김명수 대표는 “제7회 전통시장가는날을 맞아 11일 부평깡시장도 행사를 연다”며 “김장용 물건을 싸게 파니까 많이 찾아달라”고 말했다.

▲ 김명수 은성상회 대표가 오랜 지인이자 지산지소운동 동지인 한국지엠 쉐보레 부평로 대리점 정원식(오른쪽) 부장과 함께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 김명수 은성상회 대표가 오랜 지인이자 지산지소운동 동지인 한국지엠 쉐보레 부평로 대리점 정원식(오른쪽) 부장과 함께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

/글·사진=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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