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 고대 역사 연표에는 고구려·발해가 빠져있다./사진=웨이보 캡처,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 내용을 뺀 연표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시정 조치가 없을 시 전시품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측이 우리 측의 (시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시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즉각적인 전시 관람 중단과 우리 전시품의 조기 철수 강행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지난 13일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가 중국 국가박물관에 게재된 것을 인지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늘(15일)까지 우리나라 측 연표 수정 요구에 대한 회신을 촉구했고, 연표 수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한국 측 전시실의 전시 관람 중단도 함께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박물관 측은 이번 일을 논의하기 위해 "박물관 관계 직원이 중국에 (직접) 출장을 가 관련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데 대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박물관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 검토를 포함한 국제 전시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국가박물관에서는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에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 지난 6월 말 국립중앙박물관이 중국 측에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 건국이 표기돼 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연합뉴스

논란이 된 부분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는데 실제 한국 측이 제공했다는 표기가 명확히 덧붙여진 전시에서는 이 부분이 빠진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국립중앙박물관은 "통상 전시에 사용하는 자료는 제공 기관의 자료를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이번 중국의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낸 바 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