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거주 황규석 작가]

고등학생때부터 2주에 한번 헌혈
금주·체력단련 등 건강관리 만전
정년 인식 69세까지 1000회 목표
▲ 황규석 작가

“헌혈왕으로 불리는 것보다 헌혈을 통해 남을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

최근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있는 헌혈의집 서현센터 침대에서 헌혈하면서 쑥스러워하는 황규석(54·사진) 작가.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에 사는 황 작가는 이날 603회째 헌혈을 실천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황 작가는 2014년 4월 400회, 2018년 4월 500회, 지난 7월16일 600회 헌혈 봉사를 돌파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에 603회 헌혈 봉사를 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헌혈차가 와서 수업을 빠지려고 우연히 헌혈을 시작한 황 작가는 37년째 헌혈을 하는 것이다.

“헌혈은 누워서 돈 없어도 하는 편안한 봉사입니다. 거기에다 매번 건강검진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평범한 생활인이라고 강조하는 황 작가는 헌혈 정년(?)이라는 69세 때까지 1000회를 목표로 헌혈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남다른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체중관리는 물론 담배는 피우지도 않고, 좋아하던 술도 금주했으며,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트도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1일 1만보를 꼭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부인 곽품음(53)씨와 함께 전기 자전거로 전국 일주도 했다.

'나의 강변 붕어빵'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하는 등 포토 에세이 작가로 그동안 7권의 책을 집필한 황 작가의 헌혈 봉사에 대한 신념은 중독을 넘어 사명감까지 느끼게 한다.

“앞으로 중장년층 헌혈이 늘어나야 하고, 많은 혜택을 주는 헌혈은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37년 동안 특별한 일 없을 경우 2주에 한 번꼴로 헌혈을 하는 황 작가는 건강관리는 물론, 라식수술, 영화 관람, 각종 상품권 당첨 등 다양한 혜택을 받아 생활에 활력이 됐다고 한다.

그동안 모은 600여장의 헌혈증은 다행히 아직은 가족이나 본인이 필요한 순간은 없어 소아암협회와 주변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곳에 기증했다. 또 아내와 헌혈에 동참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으나, 체중 미달로 헌혈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안타까웠다고 한다.

헌혈 봉사에 이어 신장 기증이라는 다음 봉사를 준비한다는 황 작가는 젊은 시절, 연극과 문화 운동을 하면서 노점상, 막노동 등을 경험했다. 이후 모 대학교 직원으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책을 출판하기 위해 최근 1인 출판사를 등록한 황 작가를 통해 진정한 실천을 떠올리게 한다.

/광주=글·사진 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