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힐 주인공 되도록…꿈·행복·평화 '키움'

DMZ 접경 위치…2012년 혁신학교 선정
'농작물 재배'·'통일한국정책프로젝트' 등
지역 특색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노대현 교장 “일상생활의 주인은 바로 자신”
존중·성장하는 교육공동체 만들기 최선

연천군 백학면 DMZ 접경에 위치한 백학중학교는 드넓게 펼쳐진 한양벌과 함께 어우러진 학교다. 2012년 혁신학교로 선정돼 올해 3기 3년차를 맞은 백학중은 교육 구성원 전체가 수평적인 관계 형성으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꿈과 행복, 평화가 공존하는 '키움 교육'을 펼치고 있다.

백학중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활용해 교육과정에 노작교육을 반영하고, 논과 밭을 활용한 농작물 재배, 목공 활동을 통한 가구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학교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재배하며 얻은 수익은 연말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면사무소에 기탁한다.

이밖에도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통일한국정책 프로젝트, 소규모 독서 동아리인 꿈 프로그램, 성적 향상을 위한 '키움 튜터링' 프로그램 등에 교사와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협력적인 학습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이다.

▲ 노대현 백학중학교 교장./사진제공=백학중학교

노대현 교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백학중학교 학생들이 '백마리 학'처럼 고결하고 순결한 가치와 재능을 지닌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가꾸고 있다”며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말이 들려지는 '행복, 꿈, 평화' 키움 교육을 하고 있다”고 교육 철학을 밝혔다.

노 교장의 교육 철학은 '일상생활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노 교장은 “자기 자신에게 무언가를 선택하는 결정권이 있고 선택에 따른 실행 결과를 맞닥뜨릴 때 삶의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시, 명령, 충고가 아닌 상호 존중하는 대화를 하고, 각종 심리 검사 및 학습 유형 검사 등을 통해 장·강점을 이해하며 성장 의지를 북돋아주려는 게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학중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성품을 갈고 닦고 키워가는 노력이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 갈 주인공으로서 내딛는 첫 발걸음이 될 거라 믿는다”며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가는 교육공동체의 어제와 오늘의 노력들이 작은 결실을 맺어가는 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우리학교 자랑거리는 '방과후학교·키움 프로그램'

▲ 백학중학교 방과후 활동인 월요일 윈드오케데이 활동 사진./사진제공=백학중학교
▲ 백학중학교 방과후 활동인 월요일 윈드오케데이 활동 사진./사진제공=백학중학교

백학중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활성화다.

학생들이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맞춤형 강좌가 운영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월요일과 수요일엔 윈드 오케데이(관악반)를, 화요일엔 메이커스데이(특기적성), 목요일엔 스포츠데이, 금요일엔 스터디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백학 윈드 오케스트라는 1인 1악기 연주를 목표로 운영하는 관악반으로, 전국대회에 입상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2021년 춘천전국관악경연대회 우수상, 2021년 경기도청소년관악제 우수상을 수상한 백학중학교의 자랑이다. '윈드 오케데이'는 각각 금관, 목관, 타악기로 나눠 학생임원 중심으로 연습과 파트별 소모임 활동이 이뤄진다.

▲ 백학중학교 방과후 활동인 화요일 메이커스데이 활동 사진./사진제공=백학중학교
▲ 백학중학교 방과후 활동인 화요일 메이커스데이 활동 사진./사진제공=백학중학교

화요일에 진행하는 메이커스데이는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을 통해 꿈을 펼치는 활동이다. 목공, 바리스타, 토탈 공예, 댄스 등 학생들의 흥미를 최대한 반영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활동이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진행되는 스포츠데이와 스터디데이는 각각 요가, 풋살, 테니스 등의 체육 강좌와 교사-학생으로 구성된 멘토·멘티 소그룹의 독서 토론 활동 등이 운영된다.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고 생각을 나누며 성장하는 교육활동이다.

또 다른 자랑거리는 '키움 프로그램'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키움 프로그램은 1, 2학기를 나눠 진행됐다.

먼저 1학기엔 학습을 위한 진단과 태도 형성에 중점이 맞춰졌다.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정규 교육과정을 보충하기 위한 질의응답 형식으로 운영됐다. 이 과정에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교육과정상 학생에게 결핍된 부분을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2학기 때부터는 구체적인 개별화 프로그램 운영에 중심을 뒀다. 자기 효능감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해 학생 주도성에 초점을 맞추고, '학습 계획서'를 스스로 작성하게 했다. 학습 계획서를 토대로 어휘·문해력 향상을 위한 중학교 수준 기초 어휘(국어, 영어) 익히기, 문단별 소주제 만들기, 영어 독해 프로그램 진행 및 연산·사고력 향상을 위한 문제 만들기 등 학생의 수준에 맞게 내용을 개별화해 운영했다. 키움 프로그램은 지난해 성과에 힘입어 올해는 전교생 49명 중 28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체험학습으로 다녀온 '재인폭포'…“아름답고 멋졌어요”

학교 체험학습으로 연천 재인폭포에 다녀왔다. 학교 버스를 타고 반 친구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 더욱 기대가 됐다.

출발한 지 40분쯤 지나자 폭포에 도착했다. 초등학생 때 자주 와봐서 인지 익숙한 느낌이 들면서, 한편으론 오랜만에 시원하고 큰 폭포를 보니 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만 여름이라 그런지 너무 덥고 폭포까지 가기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고생 끝에 계곡물과 시원한 폭포를 보니 더움이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재인폭포에 도착하고 친구들과 높은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를 보는 건 환상적이었다. 폭포에 빠져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폭포를 감상하고 나서 한 바퀴 정도 돌아보니 출렁다리가 보였다. 후다닥 뛰어가 출렁다리를 건너며 다리 밑 폭포를 다시 한 번 보았다. 조금 무서웠지만 높은 곳에서 보니 더욱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출렁다리 위에서 폭포를 보니 산도 보이고 폭포 옆 바위들까지 보여 너무 아름답고 인상 깊었다.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는 폭포를 좀 더 가까이서 보게 됐다. 안전모를 쓰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니 눈앞에 다시 한 번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힘센 물줄기를 쏟고 있는 재인폭포를 눈앞에서 보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전까지 이보다 아름다운 폭포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푸른 물들이 햇빛에 의해 반짝이는 것이 마치 하와이 해변과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폭포 내리는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고 그만큼 청량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체험학습을 하며 폭포에 돌도 던지고 폭포 주변에 바위들도 구경하고 '우리 마을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다니'하고 감탄하게 됐다. 다음엔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방문해 가족들에게도 이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 마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 '재인폭포'다.

▲ 조윤아 백학중학교 2학년./사진제공=백학중학교
▲ 조윤아 백학중학교 2학년./사진제공=백학중학교

/조윤아 백학중학교 2학년

 


 

 

전교생 1인 1악기 '백학 윈드 오케스트라'…“특별해요”

▲ 백학중학교 금관소모임./사진제공=백학중학교
▲ 백학중학교 금관소모임./사진제공=백학중학교

백학중학교는 작지만 강하다는 표현이 무척 어울리는 학교다. 우리 학교에는 49명의 전교생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백학 윈드 오케스트라 '관악'이 있다.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운영되는 백학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나는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다.

사실 나는 초반만 해도 연주를 잘 못해 악기도 싫어했다. 악기를 불지 못하는 내가 창피했고 불었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끼치는 게 아닐까 생각해서였다. 지금 생각하면 혼자만의 걱정이긴 했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는 '번데기'로 있을 순 없었다. 나는 오케스트라에 스며들기로 다짐했다. 막상 부딪혀보니 해본 적이 없기에 익숙하지 않았을 뿐, 조금 늦게서야 서서히 오케스트라와 악기에 스며들고 익숙해지고 있었다. 관악은 '번데기'였던 내가 '성체'가 될 수 있도록 나도 모르는 사이 도움을 준 활동이다.

우선 관악 활동을 잠시 소개하자면, 전교생이 1인 1악기로 목관, 금관, 타악 세 분야의 악기 중 하나를 맡게 된다.

▲ 백학중학교 목관소모임./사진제공=백학중학교
▲ 백학중학교 목관소모임./사진제공=백학중학교

가장 많은 학생이 맡게 되는 목관에는 클라리넷, 플루트, 알토 색소폰, 바리톤 색소폰, 테너 색소폰이 있으며, 멜로디 소리가 멋있는 금관에는 호른, 트럼펫, 튜바, 트롬본, 유포니움 있다. 음악의 흐름을 인도해주는 타악에서는 팀파니, 스네어 드럼, 대북, 글로켄슈필, 심벌즈, 윈드차임이 있다. 학생들은 이 중 마음에 드는 악기를 정한 다음 악기를 조립하는 법부터 정리하고 관리하는 법, 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다. 마치 어미 새가 아기 새에게 태어나자마자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가르치듯 거치는 과정이다.

관악에는 학급 임원처럼 학생들을 돕고 선생님들과도 많은 일을 하는 임원들이 있다. 악장과 부악장을 포함해 각 분야별로 파트장과 부파트장이 윈드 오케스트라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일지와 출결 체크도 담당 한다.

다른 임원은 학생들의 악보를 관리하거나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으면 응원해준다. 임원이 아니라도 모든 학생들이 서로 일을 도우며 생활한다. 그렇게 백학 윈드 오케스트라 관악은 안 보이는 곳에서도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임원들 덕분에 잘 흘러갔던 것 같다. 그 친구들은 동화 '구두장이와 요정들'에 나오는 요정들처럼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렇게 끈끈하게 맺어진 관악은 학교 안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교내 관악 대회가 올해로 3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졸업식, 입학식 날에는 학교를 떠나거나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위해 재학생들이 연주하기도 한다.

이외에 여러 대회에도 참가한다. 개인적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준비하는 날들이 날 더욱더 성장하게 해준 것 같다. 대회 준비를 하면서 연주가 틀린 곳을 고쳐 나가고, 나보다 잘하는 학생에게 배우는 자세도 알아가며 열심히 노력해 다른 친구들과 합주하고 맞춰가는 과정을 겪으며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들으며 맞춰나가는 과정은 내가 번데기에서 성체가 되듯 협동하고 협력하며 성숙해지는 시간이었다. 백학 윈드 오케스트라가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 이수진 백학중학교 3학년./사진제공=백학중학교

/이수진 백학중학교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