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2018년말 조례 제정
예산도 3년 사이 3배가량 증가

전수조사 등 정확한 파악 부족
전문가 “대상자 조기발견 중요”
교사 역량 강화 등 적극성 필요
▲ 인천시교육청이 건물 본관 정면에 대형 추모 현수막과 함께 도로 양쪽에 추모의 노랑 바람개비와 추모 리본을 상징하는 대형 토피어리(꽃 조형물)를 설치하는 등 '세월호 참사 추모길'을 조성했다.
▲ 인천시교육청 전경./인천일보DB

올해 인천시교육청의 '난독증' 학생 지원 예산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교육당국이 난독증 학생 조기 발굴과 일선 교사 역량 강화 등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난독증은 지능과 시력·청력이 모두 정상이고 듣고 말하는 데는 별다른 지장을 못 느낌에도 언어와 관계되는 두뇌 신경회로에 문제가 있어 글을 원활하게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습장애 증상을 말한다.

이에 시교육청은 2018년 말 난독증 학생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이듬해부터 난독증 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조례는 교육감 책무로 '난독증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을 파악하고 학습 프로그램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난독증 학생 실태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난독증 지원 사업은) 각 가정이나 학교에서 난독증 의심 증상을 가진 학생을 발견하면 당사자 동의하에 선별·진단 검사와 치료 지원 및 사후 검사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며 “매년 지원 인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올해는 약 100명의 학생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난독증 지원 예산은 2019년 8000만원에서 올해 2억2000만원으로 지난 3년 사이 3배가량 늘었다. 지난해부터는 '학교로 찾아가는 진단위원'을 양성해 직접 학교에서 난독증 학생들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 학자들 사이에선 전체 학생의 약 4~5%가 난독증 문제를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재현 경인교육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 언어에 비해 한글은 비교적 익히기 쉬운 언어에 속하지만 우리나라도 난독증 출현율이 외국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아직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기초학력 저하 문제와 함께 난독증 학생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차원에서 난독증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한 해 100명 내외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학기 초 전수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일선 교사들의 대응 역량을 키워 난독증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