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한 남양주시장/사진제공=남양주시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 남양주시장 선거에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조광한 남양주시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남양주시장 조광한입니다.

내일부터 6·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됩니다.

이제는 제 생각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시(詩) 중에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잊히지 않고

마음속에 또렷이 새겨져 있는 몇 편의 시(詩)가 있습니다.

 

‘시(詩)의 내용처럼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에

제 가슴속에 그토록 오랜 시간 간직하면서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중 하나가 조병화 시인의 ‘의자’라는 시(詩)입니다.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었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내일을 준비하고

‘아침을 몰고 오는’ 다음 분에게

자랑스러운 의자를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의 집무실에는 집기와 비품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언젠가 남양주의 미래를 책임질 누군가에게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의자를 비워 주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말입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에 나오는 시구(詩句)처럼,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때가 되면 각자의 의자를 비워 주며 떠나고,

언젠가는 또다시 만날 것입니다.

우리는..!!

 

2022. 5. 11

남양주시장 조광한

/남양주=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