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칭우 논설실장
▲ 김칭우 논설실장.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2주 연속 OTT 통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제공 중인 OTT 서비스 내의 콘텐츠와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포함한다. 애플TV+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며 국내에 출시했지만 그동안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제작비 1000억 원을 들여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이 출연한다.

미국 OTT 파라마운트+의 오리지널 드라마 '헤일로'(Halo)도 화제다. 헤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한국 배우 2명이 출연해 이목을 끌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동명의 게임을 원작삼아 해외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높여온 작품이다. 원작 게임과 드라마에는 '경기도 성남'이 등장한다. 게임에 나오는 군인들은 '묠니르'라는 특수한 전투복을 입는다.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한국이 독일과의 협업으로 경기도 성남에서 개발됐다는 설정이다. 헤일로에는 한국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지난달 24일 공개 이후 파라마운트+ 플랫폼 내 많이 본 쇼·TV프로그램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K-콘텐츠 전성시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문화예술 무역수지는 1억6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거둔 흑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년 기준 콘텐트산업조사 결과 2020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19억2428만 달러(12조239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의 해외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룬 성과다.

글로벌 OTT 기업은 K-콘텐츠에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스튜디오 등 콘텐츠 제작 기반이 열악하다. 국내 영상제작 인프라는 총 30개로 서울 4곳, 경기도 20곳, 대전 3곳, 전주 1곳, 광주 1곳, 부산 1곳이다. 인천은 하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 인근 을왕산 일대에 조성예정인 '을왕산 아이퍼스 힐(IFUS HILL)' 사업이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무산 위기라고 한다. 코로나19 이전 인천국제공항 환승객 800만 명 중 인천을 환승 여행하는 '외국인'은 채 1%도 되지 않았다. 을왕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영상복합단지가 들어서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국토부 반대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파친코의 일부 장면이 제작된 전남 순천의 드라마세트장은 연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김칭우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