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칭우 논설실장.

반도체 시장에 대만 TSMC같은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위탁 생산)가 있다면, 제약시장에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가 존재한다. 제약·바이오 개발사들의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제약·바이오 개발사들과 신약개발 단계부터 함께 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로 확장하고 있다. 약품의 개발과 제조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위탁생산(CMO)이 단순 생산에 그쳤다면, 위탁개발생산(CDMO)는 연구개발, 임상, 생산 단계 등 전과정에 걸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임상 때부터 제약사와 함께 하며 생산을 준비하고 이후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수년 간 생산을 도맡아 하는 형태를 말한다.

한국바이오협회의 '글로벌 주요기업들의 바이오의약품 CDMO 추진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9년 기준 2660억 달러(약 298조4520억원)에서 2026년 5050억 달러(약 566조6100억원)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R&D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CDMO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많은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는 전체 제품의 절반 이상이 아웃소싱(CDMO)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다른 생물 제제가 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이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의 65%가 스스로 제품을 제조하거나 상품화할 전문성, 역량,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기업이 개발했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시장 강자답게 4공장 설립을 예고하고, CDMO 시장 초격차를 알렸다. CDMO의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글로벌 전체 CMO생산규모의 약 30%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2023년까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25만6000ℓ)을 신설해 세계 생산설비 1위 자리를 지속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 창업 지원기관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은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 지자체 공모 절차를 거쳐 송도국제도시 입지가 최종 확정됐다. 바이오 랩허브는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창업 지원기관 '랩 센트럴'처럼 산·학·연·병 협력을 담당하는 중추기관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민·관이 협력하고 우수한 바이오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수요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상생하는 모델이 송도국제도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김칭우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