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일 논설위원
▲ 이문일 논설위원

'갯티'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 사이 섬 둘레길을 뜻한다. 해양과 육지가 만나는 경계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터'란 의미다. 주로 인천의 섬 주민들이 일컫는 갯티는 엄밀하게 말하면, '인천지역 방언'인 셈이다. 인천의 섬들은 6시간마다 온전하게 모습을 나타내며, 해안가 길도 열리게 된다. 그 속에 섬 사람들의 일상 생활이 녹아들고, 섬이 가진 특유의 문화가 살아 숨을 쉰다. 섬 주민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다.

최근 들어 제주도의 올레길을 비롯해 지방마다 그 지역 특징을 고려한 많은 산책로를 개발해 소개한다. 이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음은 물론이다. 인천에도 몇년 전부터 둘레길들이 형성돼 시민들의 발길을 끈다. 그런데 요즘 인천 섬이 간직한 자연 고유의 갯팃길을 발굴하고 홍보하자는 움직임이 일어 주목된다. 인천시·옹진군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선 접근성이 좋은 가까운 섬의 갯팃길을 관광자원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그러려면 우선 중·장기계획을 세워 갯팃길 위치와 위험 요소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 안전하고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은 해양도시다. 광역시 중에선 가장 많은 168개 섬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 섬이 간직한 자연·역사·문화유산 등을 보면, 뛰어난 지역적 특성을 느끼게 한다. 섬의 위치에 따라 접근성도 다른데, 해당 지자체에선 섬 관광 활성화 정책을 논의할 때 권역별(백령권, 연평권, 덕적·자월권, 영흥·북도·중구권, 강화권)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강한 인천 섬을 만들어 수려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데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인천의 섬은 지역별로 테마를 담고 있기도 하다. 건강을 위한 정보 습득이 쉬워지는 시대를 맞아,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섬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다른 여행보다 더 많은 재미와 치유 등을 경험할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여기에 갯팃길을 걸으면서 바다 위로 펼쳐진 비경들을 감상하면, 각박한 도시 생활에 찌든 몸과 마음도 싹 씻어주리라.

바쁜 현대인들에게 휴식은 달디단 '일단 멈춤'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곳으로 수도권의 인천 섬은 안성맞춤이다. 경제적 부담과 시간적 제약을 고려할 때 접근성이 훌륭한 장소다. 더욱이 섬에서 만나는 갯팃길은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삼아 산책의 즐거움과 정신적 치유를 제공할 터이다. 탁 트인 바다에서 부는 바람을 맞으며 갯팃길을 걷다 보면, 건강도 덤으로 얻을 게 분명하다. 이렇게 내 고장 인천의 지역성을 잘 나타내는 섬 지역 산책로인 갯팃길을 잘 살려 인천의 '대표 상품'으로 연결했으면 싶다. 갯벌과 함께 인천의 '상표'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고 여겨진다. 인천 섬과 갯팃길의 가치를 제대로 높여보자.

/이문일 논설위원